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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책] 공항에서 일주일을ㅣ알랭 드 보통 Alain de Botton (aka 히드로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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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공항에서 일주일을ㅣ알랭 드 보통 Alain de Botton

(aka 히드로 다이어리)


공항에서 출국할 때 보안검색대에서 대기하는 사람의 심경을 디테일하고 생생하게 묘사한 책을 발견했습니다. 마침 제가 출국을 앞둔 상황이라 더 와닿네요. 작가는 소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1993)'로 잘 알려진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 1969)입니다. tmi. 저는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ber, 1961)를 닮은 분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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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특히 런던(London)을 사랑하는 저로서는 이 책의 부제, '히드로 다이어리'가 더 마음에 듭니다. 부제를 보자마자 서가에서 책을 뽑아들었습니다. 책 곳곳에 히드로 공항(Heathrow Airport) 사진이 수록되어있는데 사진에서 히드로 공항의 공기, 냄새, 소음 등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런던을 생각하면 캐서린 부스(Catherine Booth, 구세군 창설자, 1829-1890)의 기도가 오버랩됩니다. 캐서린 부스 여사는 런던에서 살고 싶어 오래 기도를 했는데 마침내 '하나님의 때와 캐서린의 기도가 만났다'라는 부분이 바로 그것입니다. 저의 기도도 언젠가 하나님의 때를 만나겠지요.



보안검색대 앞에 서면, 그리고 입국심사대 앞에 서면 모두가 비슷한 마음인 듯합니다. 혹시 내가 모르는 나의 잘못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막연한 죄책감이나 불안감 말이죠. 알랭 드 보통은 이것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저는 혹시나 제가 모르는사이 누군가가 제 짐에 이상한 물건을 넣어놓진 않았을까 계속 의심하곤 합니다. 정말 위트 있는 묘사입니다.  

 

"스캐너 앞에 오랫동안 기다리다 보면 많은 사람이 혹시 내가 집에서 나설 때 가방에 폭파장치를 감추어 온 것은 아닌지.. 자문하기 시작한다."




지금은 히드로 공항에서 우리나라를 자동출입국 대상 국가로 분류해서 여권만 스캔하고 바로 입국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여권에 EU 국가들과 동일한 지위를 준 것인데요. 제가 영국 런던에서 연수, 여행를 하던 2014~2017년경에는 대면 입국심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심지어 런던 히드로 공항의 입국심사는 전 세계에서 까다롭기로 유명했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알랭 드 보통의 이 글귀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습니다. 

 

"보안구역을 무사히 통과하는 것은 적어도 필자처럼 막연한 죄책감에 시달리는 사람에게는 한 가지 좋은 점이 있다. 탐지기를 통과하여 터미널 반대편으로 들어가면 마치 고해를 한 뒤 교회를 떠날 때와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을 덮고나니 히드로 공항의 공기가 더 그립습니다. 영국 영어도 그립습니다. 무엇인가 그리워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도 듭니다. 제 영혼의 고향, 런던을 이렇게나마 만날 수 있어 반갑습니다.


2022.7.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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