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여행 인버네스(Inverness) ②
ㅣ강변 산책 Ness Walk, 인버네스 시내 구경
아침에 일어나니 조금 덥다는 생각이 들 만큼 방이 따뜻하다. 일어나보니 친구가 2층에 자는 내가 추울까봐 라디에이터를 내 옆으로 당겨다 놨다. 아침식사를 챙겨 먹으러 내려간다. 주방에 독일인 커플이 파스타를 만들고있다. 아침부터 파스타...?라고 생각하며 우리는 간단(?)하게 계란후라이에 시리얼, 토스트, 과일이랑 커피로 아침을 먹었다. 인버네스(Inverness)는 네스호의 괴물 '네시(Nessie)'로 유명한 곳인데 북해로 흘러가는 얼음처럼 찬 네스호에 괴물이 산다는 전설의 주인공이다. 오늘은 그 '네시'를 만나러 네스호에 간다.
인버네스를 가로질러 흐르는 강도 네스호(Loch Ness)의 지류인데 가장 큰 호수가 있는 곳은 시내에서 버스로 40분 거리에 있다. 따뜻하게 입고 버스를 타러 나간다. 싸~한 공기가 코로 들어온다. 기온은 3℃로 뜨는데 실제 체감온도는 영하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확인차 옆 사람에게 물어보니 이곳은 버스가 안오는 경우가 많다고 버스터미널로 가라고 한다. 버스터미널에서 어커트 캐슬(Urquhart Castle)행 시외버스를 왕복 £5.9에 끊었다. 출발시각까지 1시간쯤 여유가 있어 잠시 시내구경을 하기로 한다.
여행을 하다보면 도시마다 독특한 개성을 갖고 있다. 나는 주로 보이는 것 보다 느껴지는 것을 따라 그 도시를 기억하는 편이다. 인버네스(Inverness)는 자연에 대한 경외감이 느껴지는 도시다. 도시 중앙을 가로지르는 네스호(Loch Ness)의 수면을 자세히 보면 '물'이라기 보다는 마치 '오일'이 가득 찬 듯하다. 북해에 닿아있어 무겁고, 차갑고, 투명하게 맑고, 밀도가 높은 네스호는 정말 환상적이다. 일어나는 물결도 물보라가 아닌 얕은 회오리가 만들어진다. 뭐랄까.. 마치 큰 홍수가 일어나 물이 급속도로 불어나면 이런 물결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다.
친구들은 추워서 못 다니겠다고 커피숍에서 기다리고 난 혼자 인적 드문 강변을 산책한다. 더위는 많이 타는데 추위를 별로 타지 않아 이런 찬 공기를 맞으며 걷는게 그저 좋다. 인버네스는 인구밀도가 높지않아 길을 다닐때 사람을 마주치는 일이 별로 없다. 게다가 가끔 행인을 만나면 잔잔한 미소로 인사해준다. 차분하고 친절한 사람들 역시 네스호를 닮았다.
혼자 여기저기 둘러보며 걷는다. 다리를 건너다 중간지점에 서서 흐르는 강물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데 명상하듯 머릿속이 깨끗하게 비워진다. 좋다. 인상 좋아보이는 할아버지가 말을 걸어온다. 이 강(Loch Ness)은 유속이 매우 빨라 물보라가 일지 않고, 물이 맑아 바닥까지 다 비치지만 수심이 무척 깊다며 네스호에 대한 이야기를 한참 해주신다. 내가 런던에서 공부하고 있다고 하니 영어발음이 좋다며 스코틀랜드 악센트가 있단다. 여기쯤 듣다보니 혹시 내가 강에 뛰어들까봐 말을 걸어오신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피식 웃음이 났지만 친절함에 감사하다며 인사하고 다리를 건너왔다.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출발시각 10분 전, 늦지 않게 도착했다. 커피숍에 있는 친구들을 만나 시간에 맞춰 버스를 탄다. 노란색 스코틀랜드 고속버스(Scottish Citylink)를 타고 약 40분을 가면 네스호의 가장 중간지점에 있는 어커트 캐슬(Urquhart Castle)에 도착한다. 네스호의 괴물 '네시(Nessie)'를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스코틀랜드 여행 스케치, 인버네스 3화로 이어짐.
2022.5.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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