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가문비나무의 노래_마틴 슐레스케
'가문비나무의 노래(원제: KlangBilder)' 저자 마틴 슐레스케(Martin Schleske, 1965)는 독일의 바이올린 장인입니다. 바이올린을 만드는 과정은 그 자체로 예술이고, 소명이며, 인생의 비유가 됩니다. 예민한 악기인 바이올린을 평생 제작해 온 마틴 슐레스케의 글 역시 세련되고 섬세합니다. 명상록과 같이 단정한 문체가 가슴에 잔잔한 울림으로 와닿습니다.
p.130-131
겸손은 자기를 경시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중시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겸손하면서도 당당한 사람으로 살아야 합니다... 능력 있는 사람이 아니라 사랑받는 사람만이 다르게 살 수 있습니다.
p.66-67
'당신은 사랑받는 사람'
누구든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 가운데 서 있으면 스스로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랑받고 있음을 아는 사람은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렇기에 오직 사랑받고 있음을 알 때만 우리는 본연의 모습으로 설 수 있습니다. 사랑을 믿지 않는 사람은 주변 세계에 늘 자기를 증명하려 합니다. 자기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보여주려고 하지요. 아지만 그렇게 끝없이 자기를 증명하는 일은 결국,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까지 망치고 맙니다. 사랑의 위로를 모르고 자기가 어떤 존재인지 모르는 사람은 늘 허기집니다. 겉으로 그럴듯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평화와 안식을 모르고 살아갑니다. 우리는 흔히 더 많이 일하고, 노력하고, 불만족을 해결하면 더 행복하고 평온한 삶이 오리라 믿습니다. 그러나 빈번히 자기를 증명하고자 뼈아픈 노력을 기울이는 삶은 허기만 더합니다. 만족을 모르는 공허감이라는 탐욕스러운 지방 세포를 키울 뿐이지요. 오직 사랑받는 사람만이 안식을 누립니다. 사랑받는 사람만이 자기 본연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당신은 사랑받는 사람입니까?
p.122-123
나는 내 삶에 주어진 요구들이 두렵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요구하는 것은 하나님이 가능케 하니까요. 하나님은 결코 내가 감당할 수 없는 것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겸손한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서 눈을 뗄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그 사람 힘의 근원입니다.
p.109
믿음에 회의가 들 때, 우리는 더러 이렇게 묻습니다. 나는 왜 하나님을 경험할 수 없을까? 이 물음은 연주회에서 왜 바이올리니스트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그가 연주하는 바이올린 소리만 들릴까? 하고 묻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악기임을 이해하면, 악기를 통해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p.77
완벽하고자 하는 사람은 차갑습니다. 완벽한 모양을 갖춘 바이올린이 꼭 좋은 울림을 내지는 않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수하지 않고, 비난할 것이 없는 사람이 울림을 갖는 것이 아닙니다. 울림은 자기 삶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 때 생깁니다.
p.63
좋다고 여기는 것, 칭찬할 만하다고 여기는 것을 자꾸 입 밖으로 말하십시오. 그것에 익숙해지면 내적인 힘을 경험할 것입니다. 바로 그 힘이 우리를 변하게 합니다. 말은 정보를 전달하지요. 동시에 창조적인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현대 뇌과학에 의하면 두뇌의 언어 중추가 다른 부분에도 강한 영향을 끼친다고 합니다. 그러니 말에 주의하십시오.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 관한 말에 주의하십시오. 우리는 우리의 말을 통해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한 창조주의 힘을 조금이나마 빌릴 수 있습니다.
p.14
가문비나무는 우리에게 죽은 것을 버리라고 가르칩니다. 옳지 않은 것과 헤어지라고 말합니다. 빛을 가리는 모든 행동과 결별하라고 이릅니다. 이는 곧 솔직함, 진정성, 정의, 자비, 화해가 없는 모든 일에서 멀어지는 것입니다. 울림 있는 삶에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지요. 살아가면서 어떤 부분과 결별해야 하는지 자신에게 물어보십시오.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의 힘과 가치를 앗아가는 죽은 가지를 알아봅니다.
p.141
우리가 삶의 의미에 무관심할수록 생활 수단에 탐욕스러워집니다. 확신이 없을수록 안정적인 삶에 대한 욕구가 커집니다. 인정받지 못할수록 갈채를 원하고, 소명을 알지 못할수록 권력욕이 자랍니다. 하나님이 선물로 준 재능을 알지 못할수록 눈에 보이는 재주를 더 탐합니다. 이런 탐욕 가운데 인간은 정열을 거부하고 무의미한 고통에 무덤덤해집니다. 참된 의미를 찾지 못한 사람들은 헛되이 껍데기를 구합니다. 장자는 "외적인 것에 비중을 두는 사람은 내적으로 무력해질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p.193
사랑하는 자가 될 때만 우리는 하나님을 알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사랑이니까요. 사랑하는 사람은 하나님을 닮습니다. 그를 닮아 가는 것 외에 하나님에게 다가가는 길은 없습니다.
'모든 일에 깨어 있는 카이로스(Kairos)의 순간'
인생에 주어진 시간을 알차게 보내려면 하루하루 지혜가 필요합니다. 삶을 가치 있게 하는 것은 우리가 보낸 세월의 양이 아니라, 얼마나 충만한 시간을 보냈느냐 하는 것입니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의미 없이 그저 흘러가는 시간을 '크로노스(Chronos)'라 하고, 특별한 의미가 담긴 시간을 '카이로스(Kairos)'라 했습니다. 현재에 충실한 삶은 카이로스가 무엇인지 아는 삶입니다. 생명으로 채워진 현재가 카이로스입니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깨어 있다보면 일상이 기도가 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믿음과 일은 하나가 됩니다.
2022.3.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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