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여행 8편: 마드리드(Madrid) 여행 4화
ㅣ산미구엘 시장, 왕궁, 알무데나 대성당, 데보드 신전
산 미구엘 시장(Mercado de San Miguel)에서 점심을 먹고 시호(Siho)와 헤어진 후 바로 인근에 있는 마드리드 왕궁(Palacio Real de Madrid) 쪽으로 가본다. 왕궁 바로 앞에는 알무데나 대성당(Catedral de Santa Maria la Real de la Almudena)이 있다. 건물 색이 독특해서 왕궁보다 더 눈에 먼저 들어온다. 옅은 카키색이라고 해야 하나 특이한 벽체 컬러에 짙은 녹색 돔형 지붕, 황금색 장식, 다채로운 색감의 바로크 양식 건축이다. 역동적이고 우아한 조각상에 철제 부조로 장식한 대문까지 어디 하나 무난한 면이 없는 멋진 건물이다.
건너편은 상대적으로 무난한, 다른 유럽 국가들의 왕궁과 닮은 형태를 한 마드리드 궁전이다. 조금 특이한 것은 왕궁 옆정원(Campo del Moro) 쪽을 바라보는 위치에 일렬로 늘어선 회랑의 모습니다. 마치 궁전이 열병식에서 사열을 받는 것처럼 회랑으로 인해 왕궁의 위엄이 더 크게 느껴진다. 마드리드 궁전은 방의 개수만 2천여 개에 달하는 규모라고 한다.
마침 왕궁 앞에서 근위병 교대식 같은 행사를 한다. 근위병을 태운 말이 박자에 맞춰 척척 스탭을 밟는데 진짜 신기하다. 말은 역시 지능이 높은 동물인 듯하다. 저렇게 연습을 시키려면 말을 얼마나 고되게 훈련시켰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도 같이 든다. 근위대 명마의 숙명이겠지. 왕궁 옆 도로에 커다란 경찰 트럭이 화물칸에 경사로를 받쳐두고 주차되어 있다. 근위대 말들을 태우고 온건가보다.
왕궁 뒷편에는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조성된 사바티니 정원(Jardines de Sabatini)이 있다. 고대 이집트 사원을 재건한 데보드 신전으로 가기 위해 사바티니 정원을 가로질러 간다. 가우디 건축처럼 정교하고 화려한 디자인의 건물도 있고, 교회(Church of Saint Theresa and Saint Joseph)도 있다. 교회에 잠시 들어갈까 했는데 예배 중이고 문이 닫혀있어서 그냥 지나간다.
스페인도 포르투갈처럼 겨울이지만 공원마다 야자수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데보드 신전(Temple of Debod) 마당에는 회랑을 뜯어온 듯한 작은 개선문 형태의 조형물 두개가 너른 연못 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일몰시간에 오면 연못에 비친 근사한 석양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이곳 박물관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데 사람도 많지 않아 들어가 본다. 전시물을 보면 마당에 세워져 있던 구조물 두 개가 커다란 신전의 일부라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아스완(Aswan; 이집트 남동부 지역)에서 옮겨 온 고대 이집트 사원이라고 한다. 훔쳐온 건가.. 박물관 들른 김에 화장실을 사용하고 나온다. 감사합니다.
데보드 신전 뒷편에는 마드리드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Look at the Principe Pio Mountaion)가 있다. 저 멀리 마드리드 왕궁과 알무데나 성당이 보인다. 한국인 가족을 만났다. 사진을 부탁하기에 정성 들여 찍어드리고 나도 한 장 찍었다. 해외를 다니다 보면 한국인을 자주 만나는데 그때마다 뭔가 자부심이 느껴진다. 우린 비록 영토는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존재감으로 전 세계를 누비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날이 따뜻해서 가디건에 머플러만 하고 나왔는데 다니다 보니 쌀쌀하다. 다시 숙소 가서 옷을 갈아입고 나와야겠다. 내 앞에 송아지만 한 개가 있다. 배트맨 가면을 쓴 듯 눈 부위만 털이 까만색이다. 멋지다. 숙소로 가는 가장 빠른 경로로 조회하고 가다보니 언덕길이 많다. 노란색 건물, 핑크색 건물, 좁고 가파른 골목길, 아줄레주(Azulejo) 도로명판, 다시 리스본(Lisbon)에 온 것 같다.
스페인여행 9편: 마드리드(Madrid) 여행 5화로 이어짐.
2022.3.
글약방her 다녀와서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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