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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생활 봉사

[프랑스여행①] 벨기에 브뤼셀 → 프랑스 파리(Paris), 유로라인 버스 (ft.해외여행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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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프랑스 파리(Paris) 여행 1편

 

벨기에 브뤼셀(Bruxelles)에서 프랑스 파리(Paris)로 가는 버스 정류장엔 출발시각이 가까워지자 점점 사람이 많아진다. 정류장에는 아무런 표시도 없다. 사무실도 없고, 안내하는 직원도 없다. 온라인으로 버스를 예약할 때 버스 정류장을 지도에 표시해주는데 그곳에 서 있으면 버스가 온다.


버스를 기다리는데 한국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내게 "저 혹시 한국분이세요?" 묻는다. 그렇다고 하니 내가 손에 들고 있는 버스 티켓에 노란색 형광펜으로 예약번호를 색칠해놓은 것을 보고 한국사람이라고 생각했단다. 이유가 웃기긴 하는데 관찰력이 정말 좋은 사람이다. 얼마 전 제대하고 복학하기 전 27일간의 일정을 잡고 영국, 벨기에, 프랑스, 이탈리아 4개국을 돌고 있단다. 안동 출신이고 학교는 충청도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말투가 특이하다. 어제 오후에 브뤼셀에서 홍합요리를 먹고 배탈이 나서 아침까지 아무것도 못 먹고 12시부터 버스정류장에 와서 기다리고 있는데 춥고, 힘들다며 자기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tmi. 홍합요리 먹으려다가 배탈 날까 봐 안 먹었는데 배탈 난 사람을 만나다니) 혼자 여행하며 외로웠다며 한국사람 만나니 반갑단다. 뭔가 팔려고 말 걸어오는 흑인도 많고, 바가지요금에, 돈 달라는 걸인까지 여행 중 애로가 많았단다.     


한참 이야기를 하는데 몇 대의 버스가 도착한다. 버스 전광판을 확인하고, 버스기사분께 예약번호를 보여주면 명단 확인 후 승객을 버스에 태운다. 내가 탈 버스는 30분쯤 늦게 와서 오후 3시에 출발, 예상 도착시각은 저녁 7시 30분. 아까 그 한국인 여행객은 나와 다른 버스를 타고 프랑스 파리로 간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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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8시쯤 목적지에 도착한다. 숙소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가 걸린다. 걷기 시작하는데 아까 브뤼셀 버스정류장에서 만났던 한국인 여행객을 다시 만났다. 그 사람이 탄 버스도 조금전에 도착했단다. 기념사진 한 장 찍자고 해서 사진을 찍고, 그 사람은 지하철을 타러 가고 난 다시 걷는다. 다시 보니 정말 착하게 생겼다. 여행 중 왜 그렇게 어려운 에피소드가 많았는지 문득 이해가 된다. 무사히 여행을 잘 마치길 바라며.  



파리(Paris)에는 내가 원하는 위치에 적당한 유스호스텔이 없어 한인민박을 숙소로 잡았다. 위치도 좋고 가격도 합리적이다. 가장 큰 장점은 한식을 아침, 저녁 2회 제공한다는 것이다. 오늘도 도착시각이 저녁 8시 이후라고 했더니 그때 와도 저녁밥을 주겠다고 한다. 오! 감사합니다. 숙소는 쉽게 찾았다. 입구에서 버튼을 누르니 관리인이 내려온다. 아파트 한 채를 임대해서 한인민박으로 운영 중인 곳이라 시설은 파리의 일반적인 아파트와 비슷하다. 파리 중심지 고급주택지역인 데다 근처에 대사관도 있어서 안전하고 관광지에서도 가깝다. 


씻고 나왔더니 저녁을 심지어 차려준다. 소고기가 가득 들어간 곰국에 불고기, 김치, 김. 밥을 두번이나 리필해서 먹었다. 숙소는 총 4명의 여행객이 같이 사용한다. 관리인까지 5명이 머물 수 있을 정도의 규모이다. 숙소에서 오랜만에 한국인 친구들과 한참을 떠들었다. 내가 동상인 줄 알았던 손등 홍반은 아무래도 베드 버그에 물린 자국인 듯하다. 팔뚝까지 가려운 홍반이 생겼다. 며칠 가겠다.



아침에 푹 자고 일어나니 8시다. 관리인이 챙겨주는 아침 식사를 먹고 숙소를 나선다. 오늘 일정은 같이 방을 쓰는 친구 중에 오늘 저녁 비행기로 체코 프라하로 이동하는 윤서와 동행하기로 했다. 숙소가 파리 중심가에 있으니 숙소를 나서서 5분정도 걸으니 에펠탑(Eiffel Tower)이 보인다. 아침 해 뜨는 시각이라 역광이지만 회색빛의 에펠탑도 낭만 있다. 윤서는 조용한 성격이다. 말을 하면 쉽게 피로해지는 나는 혼자 하는 여행을 선호한다. 윤서도 비슷한 성향인듯하다. 서로 적당한 침묵을 배려하며 파리에서 동행하는 시간이 싫지 않다. 



언덕에 위치한 샤요 궁(Palais de Chaillot)에서 에펠탑을 조망하면 내 눈높이에서 에펠탑을 감상할 수 있다. 윤서도 나도 잠시 에펠탑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샤요 궁과 에펠탑 사이에는 트로카데로 정원(Trocadero Gardens)이 있다. 한겨울이라 그런지 정원 중앙 분수대에는 물을 받아놓지 않았다. 분수대 양쪽으로 넓게 펼쳐진 잔디는 한겨울인데도 여전히 초록이다. 정원을 지나 센 강(Seine River)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면 에펠탑이다. 다리에서 센 강을 내려다보니 투어 유람선을 타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있다. 아침이라 햇볕이 없고 겨울이라 어두운 색 옷을 입은 사람들은 마치 유람선이 아닌 피난선을 타는 상황을 연상하게 한다. 무튼 배를 타고 센 강변을 조망하는 것도 근사할 것 같다.



드디어 에펠탑 바로 아래까지 왔다. 에펠탑 아래에는 커다란 투명 돔 안에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을 해놓았다. 밤이면 돔 내부에 조명을 비춰 장식 효과를 내려는 것 같다. 에펠탑에 사용된 철근은 녹이 슬지 않을까 구석구석 살펴본다. 철근 색 페인트칠이 되어 있는 것인지, 녹슬지 않게 방수처리는 해 둔 것인지, 쓸데없는 걱정을 쏟아낸다.

 

 

윤서는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데 연말에 1주일 휴가를 내서 프랑스, 체코, 이탈리아 3개국을 여행하고 있다. 여행은 흩어져 있던 어지러운 시간 감각을 지금에 멈출 수 있게 한다. 윤서도 여행을 하며 자신을 챙겨보는 중이라고 말한다. 여행 중에 만난 사람들과는 많은 정보를 교환하지 않는 편이다. 그저 서로가 여행지의 한 장면처럼 남아주는 것이 서로의 여행에 대한 배려가 아닐까 생각한다. 서로가 공개하고 싶은 만큼만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불필요한 질문은 때로 싫어증을 유발하니까. 샤요 궁 반대편에서 바라보니 역광을 벗어난 제대로 된 에펠탑이 보인다.




오늘 일정은 윤서를 위주로 잡는다. 나는 여기서 앞으로 3일을 더 머물거라, 이미 파리에서 하루를 보냈고 오늘 저녁엔 파리를 떠나야 하는 윤서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같이 가보기로 한다. 나와 다르게 윤서는 사전에 미리 인터넷 서칭을 꼼꼼히 해보는 스타일이다. 입장료가 무료인 전망대, 파리에서 꼭 가봐야할 맛집, 이런 것들 말이다. 덕분에 그날그날의 느낌대로 발길 닿는 대로 여행하는 내게 오늘 윤서는 유능한 가이드가 되어준다. 에펠탑을 앞뒤 좌우 아래위에서 실컷 감상한 우리는 이제 몽파르나스 타워(Tour Montparnasse) 전망대로 간다. 윤서도 나처럼 걷는 것을 즐기는 편이라 우리는 지하철역이 있고 버스가 다니는 큰길을 벗어나 좁은 골목길을 따라 몽파르나스 타워로 간다.


파리여행 1편으로 이어짐. 

 

2022.1.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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