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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생활 봉사

[북유럽_8] 핀란드 투르쿠 → 스웨덴 스톡홀름, 바이킹라인ㅣ북유럽 3개국 여행 (ft.해외여행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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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8.

 

드디어 이번 여행의 하일라이트, 핀란드 투르쿠에서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가는 바이킹라인(Viking Line) 크루즈를 탄다. 바이킹라인 터미널은 투르쿠 해안의 가장 서쪽에 위치해 있었다. 크루즈 터미널이라고 하면 보통 바깥에는 고속버스나 자동차들이 가득 주차되어 있고, 건물 입구에도 사람들이 북적댈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곳은 마치 휴업일인 듯 조용하다. 

 

우리가 탈 크루즈는 저녁 8시 50분 출발인데 국경을 넘는 일정이니 출국수속 절차가 있을 듯해서 7시 30분쯤 터미널 안으로 들어갔다. 여기가 크루즈 터미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터미널 내부에도 사람이라고는 우리밖에 없다. 데스크에 있는 직원에게 예약확인증을 보여주니 인원수를 확인하고 티켓을 준다. 탑승 시각도 맞고 여기서 탑승하는 것도 맞는데 그저 우리가 너무 일찍 온 것이다. 이제까지 다닌 여행지 중 단연 인적이 드문 곳이 핀란드라는 것을 재차 확인시켜주는 듯하다. 

 

무료 화장실을 이용하고, 넓은 쇼파에서 한숨 자고 일어나니 8시 30분. 이때부터 사람들이 터미널 안으로 하나둘씩 들어오더니 순식간에 터미널 내부가 사람들로 가득 찼다. 시끌시끌 와글와글. 예상했던 출국심사 같은 절차는 전혀 없이 그냥 유람선 타듯 시간 맞춰 탑승했다. 

 

(tmi. 내가 출국심사 절차가 없는 것을 보니 뭔가 잘못 된 것 같다고, 탑승장에 동양인도 우리 둘 뿐이고, 아마 이 배는 다시 핀란드로 돌아오는 배인 듯하다고 하니 친구가 그럼 물어보자고 해서 배에 오르기 직전에 탑승객 중 한사람한테 물어봤다. 핀란드-스웨덴-노르웨이 3국은 출입국 절차를 생략한단다. 우리같은 외국인도 마찬가지. 3개국 중 한 나라로 들어올때 입국수속, 다른 한 나라로 나갈때 출국수속만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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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선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컸다. 태어나서 이렇게 큰 배는 처음 타본다. 시끌시끌한 인파에 휩쓸려 친구와 나도 환호를 지르며 배에 올랐다. 옆에서 보던 핀란드인 한명이 우리더러 오늘 타는 이 배가 첫 출항하는 새것이라고 알려준다. 우리더러 운이 좋은 여행객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자기는 이 배를 타고 스톡홀름에 갔다가 잠시 둘러보고 저녁 배타고 핀란드로 다시 돌아올거라고 한다. 우리 여행일정을 듣더니 "돈을 뿌리고 다닌다" 라며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유럽사람들은 유럽 여행다니는 동양인들을 엄청 부자(졸부라는 뜻이겠지)라고 생각한단다. 우리는 그렇게 보이지 않으니 그런 말을 했을것이라 생각하며 웃어넘겼다.   

 

크루즈선은 전체 12층인데 우리방은 7층이다. 객실은 6~7층, 8~10층은 레스토랑 클럽 스파 등등 편의시설이 있고, 11~12층은 데크다. 엘리베이터는 승객용으로 2대가 있는 듯하다. 7층에 내려서 티켓에 적힌 7017호를 찾아가는데, 어랏? 친구랑 내 방 번호가 다르다! 4인실을 둘이 사용하는 걸로 예약했는데 둘이 다른 방으로 배정이 된건가 하면서 예약내역을 찾아보니, 4인실을 2명이 사용하는 걸로 예약해야하는데 4인실을 2개 예약한거다! 결과적으로 침대 8개를 예약했다. 어째 터미널에서 직원이 표를 주면서 계속 인원수를 확인하더라니. 이렇게 된 거 둘다 교환이나 취소할 생각은 안하고 그냥 각자 4인실에서 편하게 자기로 했다. 요며칠 경비 아낀다고 유스호스텔 12인실에서 고생했으니.

 

첫 출항하는 새 배라서 그런지 카펫, 침대, 샤워부스, 세면대, 침구 등등 모든 게 새거다. 

9시 15분에 저녁 부페를 예약해둬서 방에 짐만 풀어놓고 바로 10층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올라갔다. 점심먹고 하루종일 걸었더니 배도 엄청 고프다. 다행히 식사 예약은 2명으로 되어있다. 그런데 테이블은 8인석으로 안내해주는 걸 보면 아마도 객실예약에 맞춰 테이블을 빼놓았던 것 같다. 부페는 메뉴도 다양하고 음식들이 전부 맛있다. 핀란드에서 여행하는 동안 제대로 된 식사 못한걸 보상이라도 하겠다는 듯 둘이 열심히 덜어다 먹었다. 와인이랑 샴페인도 요청하면 계속 채워준다. 

사람들 옷차림을 보니 크루즈를 우리처럼 '이동 수단'으로 사용하는 사람보다 '크루즈 여행'으로 온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아까 만난 핀란드인도 크루즈 내 면세쇼핑을 목적으로 타는 사람도 많다고 하는걸 보면. 우리가 면세쇼핑하러 일본 가듯, 이곳 사람들은 크루즈를 타나보다. 

 

 

2시간 정도 넉넉하게 식사를 하고 갖고간 빈 생수병에 물을 가득채우고, 쿠키랑 빵은 지퍼백에 담아왔다. 내일 간식으로 먹으려고. 흠흠. 4인실 혼자 쓰고, 부페에서 쿠키 집어오는 우리는 알뜰한 바보 여행자다. 

크루즈 내부 편의시설이나 숍은 모두 밤새 이용할 수 있다. 저녁에 핀란드 투르쿠에서 탑승해서 다음날 새벽에 스웨덴 스톡홀름에 내리는 일정이라 밤새 크루즈 안에서 유흥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층별로 조명이나 내부 인테리어도 제각각 특징이 있다. 8층~10층 3개층에 걸쳐 클럽, 마사지숍, 게임장, 면세점 등이 있다. 무민 머그컵은 면세가격으로 해도 비싸다. 게다가 들고가기엔 배낭에 넣을 공간도 없으니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한다. 클럽은 아직 이른 시각이라 그런지 스테이지에는 사람이 없고 다들 테이블에 앉아있다. 


11층~12층은 갑판인데 근사하다. 바깥 공기가 차서 그런지 갑판엔 사람이 없다. 난간 아래로 바다가 보이니 조금 무섭기도 하고, 이슬이 내린건지 바닷물이 튄건지 데크 바닥은 약간 미끄럽다. 캄캄한 크루즈선 갑판을 보니 영화 한편이 생각난다. 디카프리오 주연의 타이타닉. 가라앉지 마 배야.

 

크루즈 구경을 마치고 새벽 1시쯤 방에 들어가서 씻고 2시쯤 잠이 들었다. 

 

2021.12.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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