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러시아 대문호 안톤 체호프(Anton Pavlovich Chekhov, 1860-1904)의 4대 희곡 중 하나인 <벚꽃동산>입니다. 1904년 모스크바에서 초연된 4막으로 이루어진 작품입니다.
이 작품이 등장한 시대적 배경은 1861년 알렉산드르 2세가 농도 해방령을 선포한 이후 19세기말 귀족들이 경제적 기반을 상실하던 때로 볼 수 있습니다. 희곡 <벚꽃동산>은 막대한 토지와 농노를 소유하며 부를 누리던 귀족들이 변화하는 경제 구조에 적응하지 못하고 몰락하기 시작하던 시기에 '벚꽃동산'을 소유한 어느 귀족 가문의 비극을 그리고 있습니다.
<벚꽃동산> 1막은 영지의 지주인 라넵스까야가 딸 아냐와 함께 파리에서 돌아오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라넵스까야는 과거 이곳에서 어린 아들과 남편을 잃었습니다. 현재 영지는 라넵스까야의 오빠 가예프와 양녀 바랴가 관리하고 있습니다.
로빠힌 아시겠지만, 이 영지는 빚 때문에 팔리게 되어 오는 8월 22일이 경매일로 정해졌습니다. 하지만, 탈출구는 있습니다. _1막 라넵스까야 부인의 귀향(1900년대 초, 봄)
라넵스까야의 영지는 빚으로 경매에 부쳐지게 되었습니다. 농노 출신이지만 지금은 자본가가 된 로빠힌이 영지를 개발해서 임대 수익을 내면 경매를 피할 수 있다고 제안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모두 각자의 생각이 있습니다.
귀족인 라넵스까야와 농노 출신 자본가 로빠힌은 <벚꽃동산>에서 가장 중요한 두 축을 이루는 인물입니다.
에삐호도프 나도 교양있는 사람입니다. 여러 가지 좋은 책들을 많이 읽었지. 하지만 어떻게 인생의 방향을 잡아야 할지 알 수 없단 말야. 이렇게 계속 살아야 할지 _2막 약 한 달 후
라넵스까야의 죽은 아들의 가정교사였던 에삐호도프는 급격한 변혁을 겪고 있던 당시 러시아 사회의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좋은 책과 교양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라넵스까야 벚꽃동산이 팔렸어?
로빠힌 예, 팔렸습니다.
라넵스까야 누가 샀는데?
로빠힌 제가 샀습니다. _3막 경매일
계속해서 영지를 개발하자며 현실감각 없는 라넵스까야 가족들을 설득하던 로빠힌이 결국 경매일에 그 영지를 낙찰받습니다. 자연스럽게 <벚꽃동산>은 개발이라는 운명을 맞게 되었습니다.
가예프 (절망적) 내 동생, 내 동생...
라넵스까야 사랑하는 나의 집, 아름다운 내 벚꽃 동산! 내 삶이, 내 청춘이, 내 행복이... 잘 있어! 안녕히! _4막 약 45일 후(10월 가을)
영지의 열쇠를 거머쥔 로빠힌이 건물에 자물쇠를 채우고 라넵스까야와 그의 오빠 가예프를 비롯한 옛 지주들은 미련을 가득 안고 영지를 떠납니다. 귀족들은 이제 자본가에 의해 체리농장과 벚꽃동산이 개발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시대에 제 각각의 살 길을 찾아 등장인물들이 모두 흩어집니다.
피르스 문이 잠겼어. 다 떠나버렸어... 나를 잊었군... 괜찮아... 그저, 젊은 사람들이란 쯧쯧! 인생이 훌쩍 지나갔어. 산 것 같지도 않게 말야... 아무것도 남은 게 없어, 아무것도... 에헤, 이 바보 같으니라구! _4막 약 45일 후(10월 가을)
모두가 떠나버린 영지에 누군가가 남아있습니다. 치매 증상이 있는 87세의 하인 피르스입니다. 어느 곳으로도 향하지 못하고 누구의 관심도 끌지 못한 채 문이 잠긴 대저택에 홀로 남았습니다.
2025.4.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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