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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게오르크 뷔히너의 「보이체크 Woyzeck」를 읽고ㅣ희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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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극작가 카를 게오르크 뷔히너(Karl Georg Buchner, 1813-1837)의 대표 희곡 <보이체크 Woyzeck>입니다. 게오르크 뷔히너는 '요절한 천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작가 중 한 명으로 스물넷에 장티푸스로 사망하기까지 3편의 희곡과 1편의 장편소설을 남겼습니다. 그의 작품은 파격적인 형식과 내용으로 당대뿐만 아니라 오늘날까지도 문학적 가치를 높이 평가받고 있습니다. 

 

<보이체크 Woyzeck>는 뷔히너의 생전 마지막 작품이자 미완성 희곡으로 그의 작품 가운데 무대에 가장 많이 오르는 작품입니다. <보이체크>에서는 독일 문학 사상 최초로 하층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이를 통해 사회의 모순과 병폐를 짚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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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 희곡인 <보이체크>는 전체 27막으로 이루어집니다.

 

주인공 프란츠 보이체크는 대위의 이발사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가난한 하층민으로 돈을 벌기 위해 의사의 실험에도 동참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수개월간 완두콩만 먹으며 환각증세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대위 보이체크, 자네는 늘 너무 쫓기는 것 같아. 착한 사람은 그러지 않아.

보이체크 우리 같은 가난한 사람들에겐 말입니다, 대위님! 돈, 돈이 중요합니다! 돈 없는 자에겐 그런 도덕밖에 없단 말입니다!

대위 자네에겐 덕이 없어. 품행이 바르지 않아! (p26-27)

 

6막 대위의 집에서 면도일을 하는 보이체크와 대위의 대화입니다. 대위는 보이체크에게 도덕이 중요하다며 일장 훈계를 늘어놓고 보이체크는 가난한 이들에게는 도덕은 커녕 당장 먹고살 돈이 중요하다고 대응합니다. 게오르크 뷔히너는 <보이체크>에서 당시 하층민들이 겪는 비극이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기인한 것임을 나타내기 위해 대위, 군악대장, 의사 등을 지위로만 나타냅니다. 이들이 당시 사회계층의 전형임을 보여주는 것이죠.

 

 

 

의사 보이체크, 자넨 부분적 정신 착란 증세의 귀중한 사례야. 두 번째 변종이지! 아주 멋지게 만들어졌어. 자네에게 특별 수당을 더 주겠어! (p35)

 

의사의 집에서 보이체크와 의사가 이야기 나누는 장면이 9막에서 묘사됩니다. 의사는 보이체크를 인격적으로 대하지 않습니다. 그저 자신의 실험 대상일 뿐입니다. 완두콩만 먹는 실험으로 보이체크가 겪는 정신 착란에 대해서는 치료가 아닌 특별수당으로 그 대가를 지불합니다. 

 

 

보이체크 제기랄! 그래서 어쩌자는 거요? 저리 비켜, 안 그러면 닥치는 대로... 내가 살인자야? 뭘 쳐다보는거야? 당신 자신들이나 보라고! 저리 비켜! (뛰어나간다.) (p66)

 

22막의 술집 장면에서는 군악대장과 바람이 난 아내 마리를 죽이고 난 후 달아나 술을 마시는 보이체크가 등장합니다. 대위, 군악대장, 의사에 의해 정신적 육체적으로 착취당하고 모욕당한 보이체크의 내면에 남은 것은 부조리한 사회를 향한 극렬한 분노입니다. 

 

"당신 자신들이나 보라고!"


2025.4.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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