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8.
여름학기가 끝나면 약 2주 정도 방학이라 더 추워지면 못 갈것 같은 북유럽에 다녀오기로 했다. 핀란드 헬싱키(in) → 노르웨이 오슬로(out) 일정으로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를 여행하는 계획을 세우고, 런던 개트윅 에서 헬싱키 반타(Vantaa)까지 가는 비행기를 예약했다.
런던에서 개트윅(Gatwick) 공항까지는 전용 공항버스를 예약했는데, 같이 가기로 한 친구가 새벽에 버스정류장까지 가기 힘들다고 본인이 택시비를 낼테니 택시를 타자고 해서 거금 £50를 주고 택시를 불러 공항에 갔다. 날씨가 약간 흐리고 난 감기가 여전해서 버스 대신 택시를 이용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면서, 친구 덕분에 편안하게 여행을 시작했다.
개트윅 공항은 런던에서 남쪽으로 45km정도 떨어진 작은 공항인데, 유럽지역내 단거리 노선들이 주로 이용하는 공항이다. 공항 도착 후 체크인을 하고 면세구역에 들어가서 아침식사 겸 빵이랑 커피를 사먹었다. 조용한 공항 이곳저곳에서 아침 비행기를 타느라 새벽부터 설쳤을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 눈을 붙이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보딩보딩. 우리를 핀란드로 데려다 줄 노르웨이항공 노선표에 불이 들어오고, 탑승 시각에 맞춰 비행기를 탔다. 단거리 저가 노선이라 물도 구입해서 마셔야 해서 우린 패스했다. 비행기에서 보이는 창밖 북유럽 풍경이 머릿속에 남아있던 아주 소소한 걱정거리까지 싹 정리해준다. 무척 아름답다.
약 4시간을 날아가 핀란드 반타(Vantaa) 공항에 도착했다. 입국장으로 들어서니 한국어 안내문이 보인다. <출구>, <환승>. 6개국의 언어로 안내문을 적어뒀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한국어라니 감사하고 반가운 일이다.
공항에서 ATM기를 이용해 여행기간 동안 사용할 유로화를 출금하고 공항을 빠져나와 헬싱키(Helsinki)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탔다. 30분쯤 걸려 버스의 종착지인 헬싱키 중앙역에 내렸다.
화려하고 웅장한 서유럽의 수도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내게 핀란드 헬싱키의 첫인상은 동유럽의 느낌에 더 가까웠다. 중앙역인데 한산한 것이 사람도 많지 않고, 건물들도 단순한 형태를 하고 있었다. 사실 우리나라도 중앙역 인근은 핫플레이스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게다가 인구는 우리나라의 1/10인데 면적은 10배가 넘으니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도 든다.
일단 배가 고프니 맥도날드에서 빅맥 하나씩 사먹고 주변 구경도 할겸 걸어서 40분 거리에 있는 숙소로 이동했다.
8월말이라 북유럽은 약간 쌀쌀했고, 뭔가 침울한 분위기의 헬싱키는 일조량이 적어 우울증이 흔하다는 북유럽의 첫인상을 대변하는 듯해서 알 수 없는 동질감을 느끼며 흐뭇한 마음으로 숙소까지 천천히 걸어갔다.
2021.12.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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