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존슨의 「지식인의 두 얼굴 Intellectuals」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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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존슨의 「지식인의 두 얼굴 Intellectuals」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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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 폴 존슨(Paul Bede Johnson, 1928-2023)의 책 <지식인의 두 얼굴 Intellectuals>입니다. 이 책은 '위대한 명성 뒤에 가려진 지식인의 이중성'이라는 부제에 맞게 여러 지식인들의 사상과 성과를 소개하면서 동시에 숨겨진 위선적인 면모를 밝히고 있습니다. 

 

<지식인의 두 얼굴>은 모든 인간은 위대한 면과 부끄러운 면이 있음을 말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지성인으로 일컬어지는 사람들 중 일부는 말과 글만 번지르르한 위선자임을 고발하기도 합니다. 또한 지식인이라면 덮어놓고 비판 없이 수용하는 대중의 게으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판단은 결국 우리 독자가 하는 것이니 중립적인 관점을 유지하며 읽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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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 헤밍웨이ㅣ위선과 허위의 바다」

 

1954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 1899-19661)의 대표작 <노인과 바다>를 패러디한 위트 있는 소제목입니다. 

 

참? 거짓? 허풍? 아무도 모른다. 소설 속 윤리관에서 진실이 굉장한 중요성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헤밍웨이는 진실은 그의 자아에 봉사하는 충실한 부하가 되어야 한다는 지식인 특유의 믿음을 갖고 있었다. 그는 거짓말하는 것은 작가가 되기 위한 훈련의 일환이라 생각했고, 때로는 그런 생각을 자랑스레 떠벌렸다. (p.284) 

 

소설가로서 위선과 허위는 어니스트 헤밍웨이 자신의 신념처럼 '훈련'이라고 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가재는 게 편입니다. 

 

「버트런드 러셀ㅣ시시한 논쟁」

 

폴 존슨은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 1872-1970)을 일컬어 다양한 주제에 대해 오랜 기간 동안 인류에게 조언과 훈계, 고발과 경고를 제기해 온 지식인이라 묘사합니다. 또한 그가 귀족 신분의 지식인으로 대중을 무시하고 경멸했으며 자신의 삶 자체가 불안정한 토대에 의존하고 있는, 그러니까 누군가에게 훈계할 입장이 아니라고 일러줍니다. 

 

그가 그토록 많은 글을 쓴 가장 큰 이유는 글 쓰는 것이 수월한 일이라는 것, 그리고 짭짤한 돈벌이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는 공책에 평생 동안 출판하거나 방송했던 모든 것에 대한 수입을 기록했다. 그는 안주머니에 공책을 넣고 다녔는데, 가끔 한가하거나 의기소침해졌을 때 주머니에서 공책을 꺼내 읽었다. 그는 이것을 "가장 보람 있는 소일거리"라고 불렀다. (p.366)

 

버트런드 러셀의 의도가 어떠했건, 그가 글을 위트 있게, 그리고 잘 쓴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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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폴 사르트르ㅣ행동하지 않는 지성」

 

프랑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 1905-1980)를 향해서는 '행동하지 않는 지성'이라는 이름표를 붙입니다.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는 것인데 룰 레비라는 한 레지스탕스의 말을 빌려 사르트르를 "정치적 문맹"이라 비판합니다. 

 

행동하는 데 실패한 사람, 진정한 의미의 행동가였던 적이 단 한순간도 없었던 사람에게는 늘 "말"이 있었다. 그가 자서전의 일부에 이 제목을 단 것은 적절한 일이었다. 그는 러셀보다도 더 수월하게 글을 썼고, 하루에 1만 단어를 쓸 수 있었다. 그런데 그중 상당수는 수준이 떨어졌다. (p.455)

 

장 폴 사르트르의 자서전 <말>이 떠올라 이 부분은 특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폴 존슨이 <지식인의 두 얼굴>에서 다루는 인물은 이 세 인물 외에도 장 자크 루소, 카를 마르크스, 레프 톨스토이, 조지 오웰, 노엄 촘스키 등 열세 명이 넘습니다. 위대한 지식인들의 못난 부분을, 그것도 건건이 근거자료를 들어가며 따지고 드는 폴 존슨은 이 과정을 통해 결국 관념보다 인간이 중요함을 역설합니다. 위대한 지식인도 결국 인간적인 인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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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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