롭 나이트의 「내 몸속의 우주」를 읽고 (TED)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교수인 롭 나이트(Rob Knight, 1976-)의 책 <내 몸속의 우주 Follow your Gut: The Enormous Impact of Tiny Microbes>입니다. 이 책은 인간의 건강, 성격, 체취, 수면 패턴, 좋아하는 음식, 더 넓게는 전반적인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미생물에 대해 다룬 과학교양서로 2015년 출간되었습니다. 이후 10여 년 간 더 많은 연구가 있었겠지요.
우리 몸속에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현미경적 생명체가 살고 있을까? _첫 문장
<내 몸속의 우주>에서는 우리 인간의 몸 속에 평균 약 1.3kg의 미생물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성인 뇌 무게가 1.4~1.6kg 정도인데 미생물이 1.3kg이라면 적지 않은 양입니다. 롭 나이트는 그래서 이들 미생물을 '인간 몸속에서 가장 큰 장기'라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보면 미생물이 결코 무시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가족들과 많은 미생물을 공유한다. 여기서 '가족'에는 털이 복슬복슬한 귀여운 녀석들도 포함된다. 미생물을 보고 어떤 사람의 반려견도 상당히 정확하게 맞힐 수 있다. _본문 가운데
너무 깨끗한 환경에서 아이를 키우면 면역력이 약해진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있지만 그 메커니즘은 알지 못했습니다. <내 몸속의 우주>에서는 그것이 다양한 미생물에 노출되는 경험 덕분이라고 말합니다. 따라서 집안에 형제자매나 반려동물이 있거나 도시가 아닌 시골에서 자란 아이들이 면역질환 발생률이 낮은 경향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제 고양이와 제가 성격, 식습관, 수면 패턴 등이 갈수록 닮아가는 것도 미생물이 이유일까요.
롭 나이트는 <내 몸속의 우주>에서 미생물 다양성의 중요성과 장점에 대해 계속해서 강조합니다. 어릴적 한 가지 음식을 편식하면 부모님이 '골고루 먹어야지'라고 말씀하시던 게 생각나네요.
장내 미생물 공동체의 다양성이 낮으면 비만, 염증성 장질환, 류머티즘성 관절염 등을 유발할 수 있다. _본문 가운데
특히 미생물이 식욕뿐만 아니라 정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정상 쥐에게 불안증이 심한 쥐의 미생물을 이식하면 불안증이 심해진다는 실험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미생물의 존재가 우리 삶의 거의 모든 걸 관장하는 셈이네요. 다양성은 인간 사회뿐만 아니라 미생물계에서도 중요하다는 걸 배웁니다.
2024.10. 씀.
'[책] 소설 시 독후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레몽 루셀의 「나는 내 책 몇 권을 어떻게 썼는가」를 읽고 (3) | 2024.10.31 |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나보코프 단편전집」을 읽고 (2) | 2024.10.30 |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을 읽고 (4) | 2024.10.28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오리지널 오브 로라」를 읽고 (0) | 2024.10.27 |
브래디 미카코의 「꽃을 위한 미래는 없다 No Future for The Flowers」를 읽고 (6) | 2024.1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