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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칭산(Anni Baobei)의 「칠월과 안생」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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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산(Anni Baobei)의 「칠월과 안생」을 읽고 


중국 작가 칭산(Anni Baobei, 1974)의 데뷔 단편소설 <칠월과 안생>입니다. 2000년 출간한 작품으로 2002년에는 만화로, 2011년에는 연극으로, 2016년에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라는 제목의 영화로도 각색된 작품입니다. 

 

일본 소설에 비해 중국 작가들의 작품은 개인적으로 손이 잘 가지 않아 거의 접할 기회가 없는데 책 표지가 어딘가 독특한 감성이 느껴져 골랐습니다. 제가 이름을 기억하는 중국 작가는 루쉰...(이 언젯적 인물이냐) 다음은 막상 떠오르는 이름이 없습니다. 중국 문학에 무심한 저를 알게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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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칠월'과 '안생'은 열세 살에 처음 만나 둘도 없는 친구사이로 함께 성장해나갑니다. <칠월과 안생>은 그들의 성장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칠월과 안생은 그림자처럼 붙어 다녔다. 칠월이 안생의 그림자가 될 때도 있었고, 안생이 칠월의 그림자가 될 때도 있었다. _본문 가운데  

 

영화 제목처럼 둘은 소울메이트입니다. 성격도 다르고 집안 환경도 다르고 성향도 다른, 모든 것이 달라서 서로에게 끌린 것일까요. 아니면 이 세상에 오기 전부터 이미 서로에게 선택된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안생에 비해 칠월은 모든게 안정적입니다. 다정한 부모님, 평온한 가정환경, 공부도 곧잘 하고 차분한 성격에 학교 생활에도 잘 적응합니다. 안생은 칠월이 보기에도 모든 게 불안정해 보입니다. 그래서 늘 안생에게 해줄 게 없는지 찾고 또 찾습니다. 

 

칠월은 안생의 엄마를 보며 그녀가 안생의 방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넓고 화려하지만 뼛속까지 으스스한 느낌이 그랬다. _본문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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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점부터 칠월과 안생의 삶은 갈라져 자라는 나뭇가지처럼 조금씩 거리가 멀어집니다. 그러나 둘의 우정은 변함이 없습니다. 칠월은 가명이라는 남자친구를 만나게 되고 결혼까지 생각하는 사이가 됩니다. 

 

바람결에 실려온 꽃향기를 맡으며 사랑하는 남자와 좋아하는 친구가 곁에 있는 지금이 삶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생각했다... 단지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붙들어 둘 수 있는 것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을 뿐이었다. _본문 가운데 

 

안생의 불안정한 삶은 그 끝을 모른채 폭주하는 듯 보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칠월의 바람대로 안생에게 칠월은 가장 소중한 어떤 것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됩니다. 그것이 너무나 고통스러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단편이라 그렇기도 하지만 사실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순식간에 읽었습니다. 소울메이트로 불리는 두 소녀의 우정에 즐거움과 기쁨이라는 가벼운 감정뿐만 아니라 슬픔, 고뇌, 배신, 아픔, 용서, 그리움, 이별 같은 수많은 감정선들이 얽혀있어 그것이 소설의 깊이를 더해줍니다.

 

<칠월과 안생>이 살아낸 우정, 그런 우정을 나눌만한 이가 제겐 있는지 생각해봅니다.   


2024.8.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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