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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로버트 휴벤슨(Robert Hugh Benson)의 「세상의 주인」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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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휴벤슨(Robert Hugh Benson)의 「세상의 주인 Lord of the World」을 읽고


영국의 가톨릭 사제이자 작가 로버트 휴 벤슨(Robert Hugh Monsignor Benson, 1871-1914)의 디스토피아 소설 <세상의 주인 Lord of the World>입니다. 1907년에 출간된 작품으로 적그리스도의 통치와 세상의 종말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Papa Francesco, 1936)과 베네틱토 16세 교황(Papa Benedetto XVI, 1927-2022)이 추천한 책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120여 년 전 쓰인 이 작품이 오늘날 주목받는 이유는 소설의 배경이 100년 후인 21세기이기 때문인데 현대판 소설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작품 속 배경이 오늘날과 유사합니다. 평론가들이 '예언적'이라고 입을 모으는 것도 이 때문일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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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주인> 속 21세기는 전 세계가 아메리카, 동방, 유럽연합 크게 3개의 세력으로 나뉩니다. 동서가 화합하는 평화의 시대가 오고 그 중심에 선 미국 신임 정치인 줄리언 펠센버그가 세계의 대통령으로 부상합니다. 소수의 기독교는 탄압을 받고 인본주의 세력이 막강한 권력을 쥡니다. 유래 없던 평화시대를 만든 수수께끼 같은 인물, 전 세계 사람들은 펠센버그를 신봉하고 찬양합니다.  

 

그리고, 디스토피아가 펼쳐집니다. 

 

 

책의 주요 등장인물인 올리버 브랜드와 아내 메이블은 구시대적 유물인 종교를 끔찍하게 여깁니다. 올리버는 살아 있음을 알려주는 흔적들, 바쁘게 움직이는 도시와 번잡한 소리에 안정을 느낍니다.

 

그와 반대로 그의 어머니 브랜드 노부인은 죽음을 앞두고 아들 몰래 퍼시 프랭클린 신부를 불러 고해성사를 합니다. 로버트 휴 벤슨이 그리고 있는 21세기의 모습입니다. 

 

그리스도가 아닌 다른 힘으로 확립된 세계평화는 어떤 모습일까? 이 일에 주님의 힘이 닿은 것은 아닐까? 대답을 알 수 없는 질문이었다... 펠센버그는 어떤 사람일까? 이렇게 행동하는 동기와 수단은 무엇일까? 오늘의 성과를 어떻게 활용할까?... 하지만 지금 여기에는 죽기 전 주님의 품으로 돌아오기 원하는 노부인이 있었다. _「제1권. 강림 The Advent」

 

퍼시 신부는 펠센버그에 의해 이뤄진 세계평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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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주인>에는 볼러라는 탑승이 가능한 드론 같은 기체가 등장합니다. 펠센버그가 볼러를 타고 런던 상공에서 '강림'하자 사람들은 기쁨에 흥분을 감추지 못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펠센버그의 외모가 소설 앞부분에서 묘사된 퍼시 프랭클린 신부와 흡사하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젊은 남자의 얼굴은 하얗고 선이 굵었다. 검은 눈썹은 아치 모양이고, 입술은 얇았다. 머리카락은 백발이었다... 어디선가 발작 같은 비명이 들리더니 함성이 이어지고 또다시 격한 신음이 터져 나왔다. _「제1권. 강림 The Advent」

 

제1권은 펠센버그의 '강림'으로 끝이 납니다. 그는 대체 누구이며, 어떤 의도를 갖고 있으며, 어떻게 능력을 사용할지, 퍼시 신부와 같은 궁금증이 생깁니다.

 

소설은 「제2권. 대결 The Encounter」, 「제3권. 승리 The Victory」로 이어집니다. 성경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세상의 주인> 속 에피소드들이 하나하나 더 흥미롭게 느껴질 듯합니다.

 

21세기에 관한 예언적 소설 <세상의 주인>은 결국 누구일까요. 그리고 그 예언은 정말 21세기에 성취될까요. 종교적인 의미를 떠나 오늘날 세계의 정치, 사회, 문화적 흐름에 대해 조금은 비판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작품입니다.  


2024.4.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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