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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매슈 베이커(Matthew Baker)의 「아메리카에 어서 오세요」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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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슈 베이커(Matthew Baker)의 「아메리카에 어서 오세요 Why Visit America」를 읽고


'나의 조국을 위해'라는 헌정 메시지를 앞세운 독특하고 기발한 책입니다.

 

미국의 작가 매슈 베이커(Matthew Baker)가 자본주의, 노인, 이민, 재난 등 현대사회에 산재한 첨예한 이슈들을 다룬 SF소설집 <아메리카에 어서 오세요 Why Visit America>입니다. 전체 열세편의 소설이 수록돼 있는데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를 예리하게 풍자하며 오늘날의 미국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볼 것을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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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작인 <아메리카에 어서 오세요>는 '아메리카'라는 마이크로네이션(Micronation)을 안내하는 형식으로 쓰인 작품입니다. 분리 독립을 주장하지만 고국에 대한 향수를 잊지 못하는 이들이 세운 나라입니다. 

 

우리가 분리 독립한 것을 후회하진 않지만 고국에 엄청난 향수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새 나라 이름을 이렇게 정했습니다. '아메리카'라고.

 

_「아메리카에 어서 오세요」 

 

 

'아메리카'의 시민들은 예전 미합중국을 누구보다 사랑했던 이들이지만 이제 그곳은 아메리카의 정신이 죽었으며 새로운 '아메리카'에 그 정신을 다시 세우자고 말합니다.

 

그런 '아메리카'의 도서관에는 금서들이 가득하고, '아메리카'의 법과 질서는 상대적으로 느슨해서 모든 도박, 무단침입 등도 합법으로 간주됩니다. 극단적인 자유가 있는 곳입니다. 

 

나라는 땅이 아닙니다. 나라는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이런 나라인 것은, 우리가 이런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아메리카는 사람들이 서로를 사랑하는 나라입니다.

 

_「아메리카에 어서 오세요」 

 

그래도 괜찮은 이유는 '아메리카'에는 사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 매슈 베이커는 오늘날 미합중국에, 그리고 전 세계에 필요한 것은 강력한 법과 규제가 아니라 사랑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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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수록된 작품 <거꾸로 읽는다면>은 미국의 거대한 비극 9.11을 뒤집어 보기를 실험한 SF소설입니다. 국가적인 재난으로 모든 것이 무너진 한 개인의 슬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순서대로 읽고, 다시 마지막 페이지부터 거꾸로 읽어봅니다. 

 

아버지가 다시 전화를 걸었고, 나는 받지 않았고, 받을 수가 없었다. 이제 두번째 건물이 살아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꺼번에 태어난 사람들 수백 명이 건물 표면을 향해 날아오르면서 유리를 돌아보고 처음으로 스스로의 모습을 보았다... 두 탑의 입이 터지더니 비행기를 통째로 한 대씩 뱉어냈고 그 비행기들은 새로 태어난 사람들을 가득 태우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_「거꾸로 읽는다면」 

 

쌍둥이 아이들을 잃고, 이혼을 하고, 우울증에 걸린 주인공 남자는 소설이 끝나갈 무렵 아이들을 다시 만납니다. 새로 생긴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경비원이 이렇게 말합니다.

 

"바로 오늘 아침에 태어났어요." 


2024.3.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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