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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폴 서루(Paul Theroux)의 「여행자의 책」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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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서루(Paul Theroux)의 「여행자의 책 The Tao of Travel」을 읽고


어린 시절 나는 집을 떠나 어디론가 멀리 가고 싶은 동경을 품고 살았다. _Paul Theroux

 

프롤로그의 첫 문장입니다. 어쩌면 여행자의 기질을 타고난 작가 폴 서루(Paul Theroux, 1941)의 여행기이자 에세이집 <여행자의 책 The Tao of Travel>입니다. 책의 소개에 따르면 폴 서루는 50년간 세계를 여행하고 40년간 여행에 관한 글을 써왔다고 합니다. 1975년 첫 여행기 <유라시아 횡단 기행>을 펴낸 후 약 10여 권의 여행서를 냈습니다.

 

이 책 <여행자의 책>은 그간 자신의 작품들과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에서 골라낸 문장을 모아 집대성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여행기라기보다는 여행에 관한 사유와 철학을 담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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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 대부분이 갖고 있을 '타향병'에 관한 안데르센(Hans Christian Andersen, 1805-1875)의 말입니다. 19세기에도 타향병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었던 걸 보면, 이 병은 시대를 초월한 질병인가 봅니다. 

 

향수병은 잘 알려진 고통스러운 느낌이다. 그러나 내가 느끼는 고통은 덜 알려진 것이다. 그것은 '타향병'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다. 눈이 녹고 황새가 다시 찾아들고 첫 증기선이 출발하면, 나는 여행의 충동에 시달린다.

 

_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편지(1856) 

 

 

폴 서루는 자신의 저서 「동방의 별로 가는 유령 기차」에서 최고의 여행에는 단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오로지 여행에 집중하라고 조언합니다. 이 말은 물리적인 장소로 이동하는 여행 뿐만 아니라 추상적인 개념으로서의 여행에도 적용이 가능합니다. 

 

연락 두절의 상태로 있어라. 떨어져 있어라.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 당신과 어떻게 접촉할 수 있는지 사람들이 모른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지금 있는 곳만을 생각하라. 이것이 여행의 이론이다.

 

_「동방의 별로 가는 유령 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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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불행하고 병약한 여행자들'에는 이러한 상황에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모아놓고 있습니다. 고통 받고 있거나 병든 사람의 여행은 조금 다르다는, 심지어 '이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경험을 지닌 병약한 사람은 너와 내가 사용하는 눈과는 대단히 다른 눈으로 본다." 

 

_토비아스 스몰렛 「험프리 클링커의 탐험」

 

누군가의 시선과 결코 일반화할 수 없는 그들만의 유일한 시선, 그것은 대부분의 경우에 더 인상적인 형태로 드러납니다.

 

 

폴 서루가 정리한 관광객과 여행자의 차이, 이 부분도 역시나 꽤 철학적입니다. 

 

그는 자신을 관광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여행자였다. 그는 그 차이가 부분적으로는 시간의 차이라고 설명하곤 했다. 여행자는 몇 년에 걸쳐 지구의 한 부분에서 다른 부분으로 천천히 움직인다. _폴 볼스 Paul Bowles 「셸터링 스카이(1949)」

 

관광객은 자신이 어디에 와 있는지 모르고, 여행자는 자신이 어디로 갈지를 모른다. _「오세아니아의 행복한 섬들」

 

늘 어디로 가게 될지를 모르는, 저는 여행자입니다. 


2024.2.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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