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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더글라스 케네디의 「픽업」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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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케네디(Douglas Kennedy)의 「픽업 The Pick Up」을 읽고


오래전 <빅 픽쳐 The Big Picture(1997)>라는 소설로 처음 알게 된 미국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Douglas Kennedy, 1955)의 단편집 <픽업 The Pick Up>입니다. 12편의 소설이 수록돼 있는데 역시나 전작에 뒤지지 않는 강렬하고 흥미로운 작품들입니다. 

 

단편집 <픽업 The Pick Up>을 소개하는 문구로 키르케고르(Soren Kierkegaard, 1813-1855)의 '선택'에 관한 조언을 적어두고 있습니다.  

 

이리도 할 수 있고 저리도 할 수 있는 두 가지 가능성이 열려 있다. 내 솔직한 의견을 말하자면 이리 하거나 저리 하거나 반드시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이다. 다만 어느 쪽을 선택하든 깊이 후회하게 될 것이다. _키르케고르

 

소설 속 주인공들이 어떤 깊은 후회를 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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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작인 「픽업」의 주인공은 고학력 사기꾼이자 횡령범입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수많은 이들을 매수하며 죗값은 단 한번도 치르지 않은 '운 좋은' 인물입니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죄의식이 전혀 없으며 오히려 자신만의 굳은 개똥철학으로 삶을 살아갑니다. 

 

'이 잔인하고 위험한 세상에서 사람은 누구나 혼자다.'라는 사실을 머릿속에 각인시키고 살아가는 게 내 방식이었다. 나는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으로 횡령을 하고 사기를 치고 있을 뿐이었다. 적자생존의 세상.

 

 

그날도 거액으로 매수한 배심원 덕분에 무죄 판정을 받은 '기쁜 날'이었습니다. 인근 술집에서 자축하던 중 매력적인 한 여성을 만나고 그녀와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 이동합니다. 이것이 덫인 줄 모르고 덥석 문 남자는 여유 있게 나름의 철학도 읊어봅니다.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는 누구나 욕망, 야망, 두려움을 안고 살아간다. 저마다 덧없는 욕망으로 가득 찬 존재라는 사실이 드러나게 될까봐 두려워한다. 가면을 쓰고 있어도 늘 불안하고 초조하고 미래가 걱정되는 사람들일 뿐이다. 우리가 내면에서 어떤 심각한 갈등상황을 겪고 있든지 시간은 잔인할 만큼 빨리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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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친 것이나 마찬가지인 덫에 걸려 어디론가 납치된 남자는 그곳에서 만나고 싶지 않은 누군가와 대면하게 됩니다. 고학력 사기꾼인 주인공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탓하며 죽음의 두려움에 몸을 떱니다. 상대가 자신보다 강하다고 판단될 때 두려움을 느끼고, 상대보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미움에 바탕을 둔 것이 분노라고 말하는 '똑똑한' 주인공은 어떤 운명을 맞이하게 될까요.

 

"세상에 공짜는 없어요." 

 

'다만 어느 쪽을 선택하든 깊이 후회하게 될 것이다.' 라고 말한 키르케고르에 따르면 다른 선택 역시 깊은 후회를 가져왔을 것입니다. 그러나 혹, 그가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우리가 결국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을 할 것인가에 대해 명확히 알려주는 작품입니다. 


2024.2.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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