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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알베르 카뮈(Albert Camus)의 「시지프 신화」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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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Albert Camus)의 「시지프 신화 Le Mythe de Sisyphe」를 읽고


"참으로 진지한 철학적 문제는 오직 하나뿐, 그것은 바로 자살이다." 

 

무척이나 도발적인 문장으로 시작되는 책, 프랑스 철학자이자 작가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1913-1960)의 철학 에세이 <시지프 신화 Le Mythe de Sisyphe(1942)>입니다. 참고로 카뮈는 1957년 44세의 젊은 나이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합니다. 

 

카뮈는 이 책에서 부조리는 인간 존재의 출발점이며 이것을 부단히 의식함으로써 인간적 자유를 얻는다고 말합니다. 카뮈의 '부조리'는 '단절'을 의미하는데 나와 세계, 나와 타자, 나와 나 사이의 절연이며 인간과 삶 사이의 끊어짐이며 거기서 오는 낯섦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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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부조리한 자유의 대표적인 표상이 끊임없이 굴러 떨어지는 바위를 산꼭대기로 밀어 올리는 형벌을 받은 그리스신화 속 인물 시지프입니다. 카뮈가 바라보는 행복과 자유, 운명애를 책의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깨달을 수 있습니다.  

 

<시지프 신화>는 전체 4장, 「부조리의 추론」, 「부조리한 인간」, 「부조리한 창조」, 「시지프 신화」로 구성됩니다. 부조리에 온통 매몰된 우리 인간이 어디에서 희망을 찾을 것인가에 대한 논리 전개가 '철학적ㅡ알듯말듯 잡힐듯말듯' 입니다. 

 

 

참으로 진지한 철학적 문제는 오직 하나뿐이다. 그것은 바로 자살이다. 인생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는 것이야말로 철학의 근본문제에 답하는 것이다. _「1장. 부조리의 추론」

 

부조리의 추론 도입부를 읽고나면 누구도 이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습니다. 카뮈가 던진 화두는 모든 인간의 근원적 두려움과 이어져있기 때문입니다. 그 결론을 이미 알고 있지만 다시금 인간이 처한 '부조리', 그럼에도... 를 인식하게 됩니다. 

 

어떤 책의 첫 페이지 속에는 이미 그 마지막 페이지의 암시가 담겨 있는 법이다. _「1장. 부조리의 추론」

 

도입부에서 좌절할 독자들을 위해 카뮈는 너무 늦지 않게 책의 결론을 암시해 줍니다. 2장, 3장을 거치며 '부조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부조리'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에 관해 역설하며 카뮈는 희망과 행복의 개념을 재정립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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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시지프 신화」에서는 호메로스의 말을 빌려 시지프(시시포스 Sisyphos)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먼저 언급합니다. 

 

신들은 시지프에게 바위를 산꼭대기까지 끊임없이 굴려 올리는 형별을 내렸다. 무용하고 희망없는 노동보다 더 끔찍한 형벌은 없다고 그들이 생각한 것은 일리 있는 일이었다. 호메로스의 말에 의하면 시지프는 인간들 중에서 가장 현명하고 가장 신중한 자였다. _「4장. 시지프 신화」

 

가장 현명하고 가장 신중한 시지프가 어떻게 행동했는지 한 번 보자는 것입니다. 

 

산정을 향한 투쟁 그 자체가 인간의 마음을 가득 채우기에 충분하다. 행복한 시지프를 마음속에 그려보지 않으면 안 된다. _「4장. 시지프 신화」

 

긴 부조리의 추론 끝에 인생은 의미가 없으면 없을수록 더 훌륭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삶이 부조리이며 죽음과 더불어 부조리도 끝이 나는데 즉, "산다는 것은 곧 부조리를 살려놓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부조리에 대한 인간승리, 훌륭하게 삶을 살아낸 시지프는 그래서 행복한 존재입니다. 

 

흠. 

 

 

<시지프 신화>에는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 속에 나타난 희망과 부조리'가 부록으로 이어집니다. 제가 좋아하는 카프카의 작품 속에도 카뮈가 말하는 부조리와 희망을 찾아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카프카 예술의 요체는 독자로 하여금 다시 한 번 더 읽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데 있다. 때로는 이중의 해석이 가능하며 그러기에 두 번 읽어야 할 필요성이 생긴다. 

 

그럼에도.

 

카뮈의 관점에서 카프카 한 권 다시 읽어봐야겠습니다. 


2024.2.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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