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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사랑의 단상ㅣ롤랑 바르트 Rorand Barth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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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랑의 단상ㅣ롤랑 바르트 Rorand Barthes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비평가 롤랑 바르트(Rorand Barthes, 1915-1980)가 1977년 출간한 <사랑의 단상, Fragments d'un discours amoureux>입니다. 이 책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외 여러 작품을 바탕으로 사랑에 빠진 사람의 언어를 철학과 심리학, 인문학과 정신분석학을 넘나들며 다각도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사랑의 단상>에서는 전체 80개의 사랑의 언어를 다루고 있는데 '아! 정말 그렇네!!'라는 통찰을 주는 페이지가 수없이 많습니다.

 

그 가운데 몇 가지만 골라 소개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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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Coeur'

이 단어는 모든 종류의 움직임이나 욕망에 관계된다. 한결같은 것은 마음이 선물의 대상으로 성립된다는 점이다. 

 

베르테르는 영주에 대해 불평한다. "영주는 내 정신과 재능을 내 마음보다 더 높이 평가한다네. 이 마음만이 내 유일한 자랑거리인데. 내 마음, 그것은 나만이 가지고 있겠지." 

 

추상적 개념인 마음에 대해 우리는 쉽게 주고받는다는 표현을 연결합니다. 마음이 선물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것은 우리에겐 태초부터 한결같은 일인 것일까요. 

 

 

'잡담 Potin'

사랑하는 이가 '잡담'에 휘말리거나 사람들이 공공연하게 그에 관한 말을 하는 것을 들을 때 사랑하는 사람이 느끼는 아픔.

 

잡담은 그 사람을 그/그녀로 축소시킨다. 그리고 이런 축소가 내게는 참기 어려운 것이다. 그 사람은 다만 고유명사일 뿐이다. 3인칭 대명사는 심술궂은 비인칭의 대명사이다. 

 

잡담에 관한 단상은 연인관계에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내용입니다. '3인칭 대명사는 심술궂은 비인칭의 대명사'라는 표현은 제삼자에 의해 나의 사랑이 가십이 되는 아픈 상황을 통쾌하다고 할 만큼 잘 짚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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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함 Tendresse'

사랑하는 이의 다정한 몸짓에 기뻐하면서도 자신에게만 그런 특권이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걸 알고 불안해한다. 

 

당신은 당신이 다정스러운 바로 그곳에서, 당신의 다수성(pluriel)을 말한다

 

모두에게 다정한 것이 불안의 요인이 되는, 특히 연인간의 사랑이라는 감정은 어딘가 비정상적인 면이 없지 않습니다. 흐흐.

 

 

'근사해 Adorable'

사랑의 대상에 대한 자신의 욕망의 특이함을 이름짓지 못하여 조금은 바보 같은 이 "근사해!"라는 말에 귀착한다. 

 

여기서도 사랑이라는 욕망의 특이함에 대해 적고 있습니다. 근사하다는 표현은 그것이 사람이건 사물이건 사랑하는 대상을 향한 최상급 감탄사와도 같습니다. 세상에 있는 언어에서 더 골라낼 것을 찾을 수 없을 때 롤랑 바르트의 표현대로 '조금은 바보 같은' 이 단어를 가져옵니다. 

 

무의식 중에 사용하던 단어들을 다른 각도로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책입니다. 롤랑 바르트를 '사유 체계의 개척자'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2024.1.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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