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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책] 음의 방정식ㅣ미야베 미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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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음의 방정식ㅣ미야베 미유키 Miyabe Miyuki


일본의 소설가 미야베 미유키(Miyabe Miyuki, 1960)의 소설 <음의 방정식>입니다. 고교 졸업 후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며 독학으로 작가가 된 미야베 미유키는 1992년 <화차>, 2001년 <모방범> 등 다양한 인간군상이 등장하는 추리소설이 주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 <음의 방정식> 역시 한 중학교에서 벌어진 미스터리한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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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카 학원에서 1박 2일로 '피난소 생활 체험캠프'가 있던 날 교사 히노 다케시가 아이들에게 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학생 한 명이 캠프 도중 이탈하고, 한 명이 자살 미수 소동을 일으킵니다.

 

히노 선생의 발언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렇게 가정해보자. 너희는 완전히 고립되었고, 무슨 수를 쓰더라도 모두가 살아남을 수는 없는 상황에 처했다. 최소한 누구 하나는 희생되어야 한다. 살아남을 여섯 명과 죽어줄 한 명을 결정하는 거다. 제한시간은 1시간." _히노 선생

 

 

문제는 이 사건과 관련한 교사와 아이들의 증언이 완전히 배치된다는 것인데, 히노 선생은 전혀 이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세이카 학원은 잘못을 시인하지 않는 히노 선생에 대해 사실관계를 떠나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만장일치로 징계해고 해버립니다. 히노 선생은 억울하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고, 변호사 후지노 료코가 히노 편에 섭니다. 피해자인 아이들 부모 역시 사설탐정 스기무라를 고용해 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칩니다.

 

히노 선생의 파면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행사 시의 학생 건강사고와 그에 대한 처분'이라 발표했다. '건강사고'라는 표현은 난생처음 들었다. 분명 수상쩍은 구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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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노 선생과 아이들의 엇갈리는 진술을 토대로 변호사 후지노와 사설탐정 스기무라는 긴 수사 끝에 사건의 진상을 밝혀냅니다.

 

이 사건의 이면에는 사춘기 아이들과 교사 간의 해묵은 갈등과 오해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교사 직분에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던 히노 선생은 A, B반에 비해 성적이 떨어지는 C, D반 아이들을 무시하고 폭언을 일삼습니다. 없느니만 못한 학생 취급을 받던 D반 아이들은 히노 선생이 필요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 사건을 벌인 것입니다.

 

음의 방정식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선생과 학생, 가르치는 쪽과 배우는 쪽, 이끄는 쪽과 따르는 쪽, 억압하는 쪽과 억압받는 쪽의 조합부터 잘못되었고, 그러니 어떤 숫자를 넣어도 마이너스 답만 나온다. 

 

 

사춘기 아이들이 받았을 상처에 감정이입한 변호사 후지노는 안타까움에 중학교 3학년의 입장으로 돌아가 D반 아이들에게 화를 냅니다. 

 

"목적이 옳아도 수단이 잘못되면 모조리 틀린 것이 되어버리는데. 나쁜 놈을 해치우기 위해서라면 그 나쁜 놈이 하지 않은 나쁜 짓을 꾸며내도 되는 거니?"

 

"난 그게 분하단 말이야!" 그 외침은 중학교 3학년 소녀의 목소리로 들렸다.

 

이렇게 외치는 후지노 변호사에게 히노 선생은 더 이상 자신의 의뢰인이 아니라 중학교 3학년 생을 가르칠 자격이 없는 나쁜 교사일 뿐입니다. 어떻게 해도 서로에게 마이너스가 될 뿐인 관계, <음의 방정식>은 이들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줍니다.  


2024.1.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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