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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책] 우동 한 그릇ㅣ구리 료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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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우동 한 그릇ㅣ구리 료헤이


일본 작가 구리 료헤이(1954)의 단편소설 <우동 한 그릇>입니다. 구리 료헤이의 첫 단편 <우동 한 그릇>은 1989년 출간 이후 큰 성공을 거두었고 1992년에는 일본에서 영화로도 제작되었습니다. 이후 저자는 '희망'을 담은 서정적인 단편을 여러 편 집필하였으며 각종 사기죄로 구속 수감되기도 했습니다. 작품과는 무척이나 괴리감이 있는 이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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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배경은 홋카이도의 '북해정'이라는 우동집입니다. 12월 31일 저녁, 허름한 차림의 여성이 어린 두 아들과 같이 와서 우동 1인분을 시키는 장면으로 소설은 시작됩니다. 

 

"네엣! 우동 일인분." / "저 여보.. 서비스로 삼인분 줍시다." 조용히 귓속말하는 여주인에게 주인은 "안 돼. 그러면 오히려 불편할 거야."라고 말하며 우동 한 덩이 반을 삶았다. 

 

 

주인 내외의 배려로 푸짐한 1인분의 우동을 받아 든 세 모자는 기쁘게 음식을 나눠먹습니다. 그림 속 어린아이들은 우동을 먹고 엄마는 물컵만 쥐고 있는 모습이 소설 속 세 모자의 형편을 잘 보여줍니다. 

 

 

식사 후 1인분 값을 치르고 나가는 이들에게 주인 내외는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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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그 다음해 12월 31일에도 비슷한 시각에 북해정을 찾습니다. 역시 1인분을 주문하고 주인은 2인분 같은 1인분의 우동을 서비스합니다. 세 사람이 우동을 먹으며 나누는 이야기가 감동적입니다. 사고로 여덟 명에게 피해를 입히고 돌아가신 아이들의 아버지 빚을 갚기 위해 세 모자는 각자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어른이 되면, 손님에게 '힘내세요!', '행복하세요!'라는 속마음을 감추고 '고맙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우동집 주인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큰 목소리로 읽었어요.

 

가난한 형편에 연말이면 선물처럼 먹었던 북해정 우동, 친절한 우동집 사장, 아이들은 그것에 용기를 얻어 자라납니다. 

 

 

14년이 흐른 뒤 장성한 아들 둘과 중년의 어머니는 감사인사를 전하기 위해 다시 북해정을 찾습니다. 이번엔 3인분을 주문합니다. 14년을 하루같이 그들이 늘 앉던 따뜻한 2번 테이블을 비워놓고 이들 세 모자를 기다렸던 북해정 주인 내외는 기쁘게 3인분의 우동을 삶습니다. 

 

"그때 한 그릇의 우동에 용기를 얻어 셋이 손을 맞잡고 열심히 살 수 있었습니다." / "잘 오셨어요. 자, 어서요. 여보! 2번 테이블에 우동 삼인분!" / "네엣! 우동 삼인분!"

 

돈보다 손님에 최선을 다하는 봉사로서 가게를 운영하는 주인 내외의 이야기가 감동적입니다. 저자 구리 료헤이의 아쉬운 이력이 감동을 반감시키는 면이 없지않지만 개인사와 작품은 구분해야겠지요.


2024.1.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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