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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책] 잃어버린 영혼ㅣ올가 토카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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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잃어버린 영혼ㅣ올가 토카르축(글), 요안나 콘세이요(그림)


좋은 그림책 한 권이 기대되는 날이 있습니다. 도서관 서가를 돌며 키가 좀 크거나 유독 작은 책들을 유심히 보며 그림책을 수색합니다. A4지 크기의 낡은 그림책을 발견했는데 "유레카(Eureka)!!"입니다. 폴란드를 대표하는 작가 올가 토카르축(Olga Tokarczuk, 1962)이 글을 쓰고 요안나 콘세이요(Joanna Concejo, 1971)가 그림을 그린 <잃어버린 영혼 Zgubiona dusza, The Lost Soul>입니다. 올가 토카르축은 201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로 심리학자이기도 합니다. 

 

 

양장본 책 표지를 넘기면 누군가 책갈피로 꽂아둔 것 같은 작은 연필소묘 한장이 나옵니다. 바쁘게 사느라 잊고 지내던 추억을 우연히 발견한 듯 기분 좋은 그림입니다. 그림을 그린 요안나 콘세이요는 이 책으로 2018년 볼로냐 라가치 픽션을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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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정신없이 바쁘게 일만하며 살다 출장지의 호텔에서 잠시 기억을 놓치게 되는 한 남자가 주인공입니다. 그는 '현명하고 나이 든 여의사'를 찾게 되고 이런 진단을 받습니다. 

 

"누군가 위에서 우리를 내려다본다면, 세상은 땀 흘리고 지치고 바쁘게 뛰어다니는 사람들로, 그리고 그들이 놓친 영혼들로 가득 차 보일 거예요. 영혼은 머리를 잃고, 사람은 마음을 가질 수 없는 거죠." 

 

영혼을 잃어버렸다는 의사의 진단, 다행스럽게도 곧 이어 적절한 처방을 내려줍니다. 

 

 

"자기만의 어떤 장소를 찾아 편안히 앉아서 영혼을 기다려야 합니다. 분명히 환자분이 이삼 년 전쯤 갔던 곳에 환자분의 영혼이 있을 거예요. 기다리는 데 시간이 좀 걸릴지도 몰라요. 영혼이 움직이는 속도가 육체보다 아주 느리기 때문이에요."

 

남자는 의사의 처방에 따릅니다. 작은 시골집을 구해 매일 그곳에 앉아 기다립니다. 몇 주, 몇 달이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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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이 아름답다고 할만큼 조화롭습니다. 남자는 책을 읽고 식물을 기르고 흐르는 시간만큼 머리도 자라납니다. 고양이도 한 마리 들어온 그의 시골집은 그러나 여전히 연필색입니다. 

 

마침내 남자는 시골집을 찾아 온 자신의 영혼을 만납니다. 어리고 순수한 발이 느린 아이의 모습을 한 영혼에게 자신이 기른 잎이 무성한 식물을 소개하고 고양이도 인사시킵니다. 색을 되찾은 그림책에 생기가 느껴집니다. <잃어버린 영혼>이 가져온 선물입니다. 

 

 

연필로 그린 소묘나 색연필 그림을 특히 좋아하는데 이 책은 정말 그림이 다 했습니다. 인생 그림책을 만났습니다. 음.


2023.12.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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