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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책] 크눌프 Knulpㅣ헤르만 헤세,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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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크눌프 Knulpㅣ헤르만 헤세,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1877-1962)의 장편 소설 <크눌프 Knulp>입니다. 이 책 주인공 크눌프는 헤세의 분신이기도 합니다. 그는 직업을 갖고 결혼을 하는 평범하고 안정된 생활을 거부하고 세상을 자유롭게 떠돌며 살아갑니다. 자연과 사람을 관찰하고 자기 방식대로 사랑하는 삶을 누립니다. 크눌프에 대한 헤세의 애정은 에른스트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드러납니다.

 

"자네가 <크눌프>를 읽었다니 기쁘네. 내게 친근하고 사랑스럽게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작품들 중 하나이기 때문이지. 내게는 크눌프와 고향이 하나였다고 할 수 있네." _1954년 1월, 에른스트에게 보낸 편지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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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크눌프 Knulp>에서는 주인공 크눌프에 대해 묘사하는 부분이 여러군데 있습니다. 그 가운데 특히 집고양이에 그를 비유한 표현이 탁월합니다. 

 

그들은 이 명랑하고 유쾌한 사내가 정신적으로 탁월하고 때때로 진지하다는 점을 존중해주었으며, 가능한 한 그를 괴롭히지 않고 내버려 두었다. 또한 여러 곳에 점잖은 친구들을 가지고 있었다. // 그것은 마치 집에서 모든 이들의 관대한 용납을 받는 귀여운 고양이가, 다른 사람들이 부지런히 삶을 살고 있는데 자신은 아무 걱정 없이 우아하고 당당하게 지내는 모습과도 같았다. 

 

 

크눌프는 사랑스러운 인물입니다. 직업이 있고 가정이 있는 무두장이 친구는 떠돌이로 살아가는 크눌프를 '질투'합니다. 그의 가볍고 날렵한 걸음걸이,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손, 천성을 따라 자기 색깔대로 행동하는 자유를 부러워합니다. 무두장이처럼 안정되고 평범한 삶을 사는 이들에게 크눌프는 독특한 친구이자 선망의 대상에 틀림이 없습니다. 

 

 

세상 근심걱정 없어 보이고 늘 여유로운 크눌프의 삶의 이면에는 그러나 대조적으로 인생의 무상함과 어두운면에 대한 경험과 깊은 성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의 내면에 깊이 자리 잡은 생의 철학이 크눌프의 자유로운 삶으로 드러납니다. 

 

"마침내 난 이런 생각을 했어. 어서 이 도시를 벗어났으면 좋겠다. 이곳은 내 고향이면서도 내 고향이 아니다."

 

"누군가가 자신의 행복이나 미덕에 대해 자랑하고 뻐길 경우, 대부분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계획하고 생각한다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는 일이야. 사실 사람들도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거든. 실제로는 바로 자신의 마음이 원하는 대로 매순간 아주 무분별하게 행동한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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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오직 네 모습 그대로의 널 필요로 했었다. 나를 대신하여 넌 방랑하였고, 안주하여 사는 자들에게 늘 자유에 대한 그리움을 조금씩 일깨워주어야만 했다. 나를 대신하여 너는 어리석은 일을 하였고 조롱을 받았다. // 그러므로 너는 나의 자녀요, 형제요, 나의 일부이다. 네가 어떤 것을 누리든, 어떤 일로 고통 받든 내가 항상 너와 함께 했었다."

 

폐결핵에 걸려 이제 홀로 생의 마지막을 맞이하는 크눌프에게 자기 삶의 이유에 관한 본질적인 질문만이 남습니다. 크눌프는 그의 일생에 일어난 크고 작은 일들이 모두 신의 계획 안에 있었음을 깨닫고 모든 것이 뜻대로 되었음을 고백하며 눈을 감습니다. 

 

"네, 모든 것이 제대로 되었어요."

 

신께서 크눌프의 삶의 의미를 분명하게 알려준 것입니다. 


2023.11.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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