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타샤의 계절ㅣ타샤 튜더 Tasha Tudor, 그림책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동화작가 타샤 튜더(Tasha Tudor, 1915-2008)의 그림책 <타샤의 계절>입니다. 클래식한 감성이 가득한 타샤 튜더만의 그림 스타일을 원 없이 볼 수 있습니다. 타샤 튜더의 그림은 백악관 크리스마스 카드에도 사용될 만큼 따뜻한 정감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는 약 100여 권의 그림책을 출간했으며 동화보다 더 동화같은 삶을 살다 갔습니다. 어떤 면에서 타샤 튜더의 일생은 동화 <피터래빗(The Tale of Peter Rabbit)>의 작가 베아트릭스 포터(Beatrix Potter, 1866-1943)를 닮았습니다. 자연과 어우러져 동물과 식물을 벗 삼아 살아간 두 작가의 그림과 이야기는 오늘날에도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타샤의 계절>은 어린 소녀가 할머니에게 엄마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물어보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왼쪽 페이지에는 그림, 오른쪽 페이지에는 한두 문장의 글이 적혀 있습니다.
"할머니, 엄마가 저만할 때는 어땠어요?"
의자에 앉아 안경을 쓰고 뜨개질하는 할머니, 그 무릎 앞에 앉은 손녀, 할머니 무릎에서 조는 고양이, 바닥에 드러누운 강아지들, 그림책의 고전답게 타샤 튜더의 그림책 <타샤의 계절>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평온한 일상'이 그대로 구현됩니다.
할머니는 손녀에게 딸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11시 간식 시간에는 사과나무 아래 맛있는 아이스티와 쿠키를 차려놓고 파티를 열었단다."
미국에도 콜롬비아의 '온세(Once)'와 같은 11시에 간식 먹는 전통이 있었나 봅니다. 다들 맨발에 나무 밑에 모여 앉은 모습이 정겹습니다. 어른, 아이, 동물들까지 함께 보내는 시간입니다.
1년 동안 가족들이 즐긴 모든 행사와 축제에 대해 할머니는 꼼꼼히 알려줍니다. 2월의 밸런타인데이에 관한 묘사에도 어린아이, 어른, 강아지, 고양이가 등장합니다. 거의 모든 그림에 이들은 함께 그려지는데 타샤 튜더의 일상이 어떠했을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인형 가족도 밸런타인데이 카드를 받았어 / 코기들도 선물을 받았고 / 고양이 퍼스는 생쥐 모양 개박하를 받았지"
할머니의 이야기가 끝이나는 마지막 장면에는 할머니와 손녀가 함께 사진첩을 넘겨보는 그림이 실려있습니다. 덕분에 할머니 무릎에 앉아 졸던 고양이도 바닥에 내려왔네요. 먀오.
"네 엄마가 어렸을 때는 그렇게 지냈단다."
2023.11.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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