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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책] 천 개의 아침 A Thousand Morningsㅣ메리 올리버,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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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천 개의 아침 A Thousand Morningsㅣ메리 올리버, 시집 (마음산책)


미국 시인 메리 올리버(Mary Oliver, 1935-2019)의 시집 <천 개의 아침 A Thousand Mornings> 입니다. 국내에서 메리 올리버의 작품은 산문 <완벽한 날들>, <휘파람 부는 사람>, <긴 호흡>, 세 편이 먼저 출간되었고 시집으로는 <천 개의 아침>이 최초로 출간되었습니다. 저는 <긴 호흡 >으로 메리 올리버를 알게 됐고 그의 시론에 반해 시집을 찾아보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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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충분히 살았을까? / 나는 충분히 사랑했을까? / 올바른 행동에 대해 충분히 고심한 후에 결론에 이르렀을까? / 나는 충분히 감사하며 행복을 누렸을까? / 나는 우아하게 고독을 견뎠을까? (...) / 사실 난 생각이 너무 많은 것 같아. / 그러곤 정원으로 걸어 들어가지. / 단순한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 정원사가 / 그의 자식들인 장미를 돌보고 있는

_시 '정원사' 가운데 

 

메리 올리버는 <천 개의 아침>에 수록된 여러 시들에서 자연만물의 세심한 관찰자로서 비춰집니다. '정원사'라는 시에서는 정원을 가꾸는 일의 숭고함을 생각이 많은 우리들을 비추는 거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에서 던지는 몇 가지 질문들은 우리를 말없이 고개 끄덕이게 합니다. 

 

나는 충분히.. 살고 사랑하고 감사하며 행복을 누렸는가..?  

 

 

'어리석다고? 아니, 그렇지 않아'라는 시에서는 자연의 품에서 온전한 기쁨을 누리는 어린아이와 같은 천진난만함이 드러납니다. 어린아이의 시선이 결코 어리석음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책 <불안의 서>에서 '더 높은 경지에 있는 인간에게 어울리는 행위는 무익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집요하게 매달리는 것'이라고 말한 페르난두 페소아(Fernando Pessoa, 1888-1935)의 문장이 이 시에 잘 어울립니다. 

 

가끔 나는 나무 한 그루의 잎들을 세느라 종일을 보내지. 그러기 위해선 가지마다 기어올라 공책에 숫자를 적어야 해. 그러니 내 친구들 관점에서는 이런 말을 할 만도 해. 어리석기도 하지! (...) 하지만 그렇지 않아.

_시 '어리석다고? 아니, 그렇지 않아'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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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통해 접하는 사건사고, 재난들을 마주할 때마다 겪게 되는 아프고 안타까운 신경을 메리 올리버는 행위의 추제가 모호한 어떠한 표현ㅡ승인된 결정들ㅡ을 통해 고스란히 담아냅니다. 정말 와닿는 시구입니다. 

 

재난들, 믿기지 않지만 / 승인된 결정들이 / 마음에 스며들게 해.

_시 '조간신문' 가운데

 

 

자기계발서나 강연 등을 통해 사람들에게 다양한 노하우를 전수하는, 소위 세상이 인정할만한 뭔가를 해낸 이들에 대한 단상으로 보이는 시 '많은 해답들을 가진 사람'입니다. 

 

많은 해답을 가진 사람은 / 정보의 장에서 / 종종 발견되고 / 그곳에서 자비롭게도 / 자신의 심오한 발견들을 나누지. / 한편 질문들만 갖고 있는 사람은 / 스스로를 달래기 위해, 음악을 만들지.

_시 '많은 해답들을 가진 사람' 가운데 

 

시인들이 음악(시)을 짓는 이유가 질문이 많기 때문이라는 표현이 근사합니다. 메리 올리버의 시는 정중하고 단정합니다.  


2023.11.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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