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ㅣ스티브 도나휴, 인생 같은 사막여행 (김영사)
인생을 여행에 비유하는 것에는 꽤 익숙합니다. 콕 집어 어떤 여행이라고 하면 다양한 답이 나오겠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의 답이 마음에 듭니다. 스티브 도나휴(Steve Donahue)의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 Shifting Sands>이라는 책인데 저자는 우리 인생을 사막을 건너는 여정에 빗대어 묘사합니다.
인생이란, 특히 변화의 시기에 있어서 인생이란 사하라 사막을 건너는 것과 같다. 끝은 보이지 않고 길을 잃기도 하며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가 신기루를 좇기도 한다. 사막을 건너는 동안에는 언제 건너편에 다다를지 알 수가 없다.
_「사막을 건너는 여섯가지 방법」 본문 가운데
세계적 컨설턴트인 저자 스티브 도나휴는 여러 직업을 전전하고 결혼, 이혼, 육아 등 고단한 인생여정을 거치며 삶은 목표를 정하고 산 정상을 오르는 것이 아니라 방향도 목적지도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이 어딘지도 알 수 없는 사막여행과 같다는 걸 발견합니다. 거기서부터 시작된 그의 생각은 20대에 떠난 사하라 사막여행에 이르렀고 사막을 건너는 방법을 통해 삶을 사는 지혜를 찾아냅니다.
직장을 옮기는 건 산, 직업을 바꾸는 건 사막
아이를 낳는 건 산, 아이를 키우는 건 사막
결혼은 산, 이혼은 사막
암을 이겨내는 건 산, 불치병을 안고 사는 건 사막
저자는 대략 이렇게 나눌 수 있다고 하는데 설득력이 있습니다. 목표를 향해 가는 일은 산을 오르는 것과 같고 길을 잃어 어디로 가야 할지 지금 내가 어디쯤 있는지 조차 모르는 사황은 사막을 닮았습니다. 인생에서 마주하는 어떤 시기가 유독 막막하고 힘이 들 때 여기가 사막이라는 걸 받아들이게 됩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우리가 지금 산을 오르는 중인지 사막을 건너는 중인지에 따라 우리의 마음가짐이 달라야합니다. 앞날에 대한 예측이 되지 않고 모든 주변 상황이 불확실한 사막의 시기에는 아무리 대비를 철저히 해도 고난의 연속일 겁니다. 스티브 도나휴는 사하라 사막을 여행하던 때에 겪은 구체적인 경험을 통해 지혜를 나눠줍니다.
안전하고 따듯한 캠프파이어가 비추는 것은 진짜 세상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때로 정말 중요한 것을 알기 위해 사막의 깜깜한 어둠 속으로 나아가야 한다.
_「사막을 건너는 여섯가지 방법」 본문 가운데
인생을 계절에 빗댄다면 사막을 건너는 시기는 혹한의 추위가 덮친 겨울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 책은 그 시기를 지혜롭게, 빨리 벗어나는 묘안을 내놓는 게 아니라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그러한 시기가 올 수 있음을, 그리고 그 시기를 충분히 견뎌낼 힘이 있음을 알려줍니다.
나는 지금 산을 오르는 중일까, 사막을 건너는 중일까, 아님 둘 다 일까. 잠시 멈춰서서 생각해 봅니다.
2023.10.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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