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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책] 홀로 천천히 자유롭게ㅣ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의 명문장 (굿모닝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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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홀로 천천히 자유롭게ㅣ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의 명문장 (굿모닝북스)


덥습니다. 폭염주의보, 폭염경보, 호우주의보, 호우경보, 번갈아가며 하루 수차례 안전문자가 날아옵니다. 오후에 야외주차장에 차를 잠시 세워두고 식사하고 나왔는데 시동이 안 걸리네요. 계기판에 경고등이 여러 개 들어오는데 무슨 이유인지 알 수 없습니다. 자동차가 더위를 먹은 것 같다는 친구 말이 일리 있어 보입니다. 겨우 시동을 걸었습니다.

 

피부병 치료중인 다콩이는 어제 털을 한번 더 밀었습니다. 이제 거의 다 나은 듯합니다. 에어컨을 무풍으로 틀어놨더니 바람구멍 바로 앞에 자리를 잡습니다. 저는 다콩이 옆에 앉아 책을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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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 1817-1862)의 <홀로 천천히 자유롭게>인데, <월든(Walden)>의 글 가운데 명문장들을 뽑아 엮은 책입니다. 더운 날 머리도 식힐 겸 호흡이 짧은 글을 골랐습니다. 「우리가 깨어 기다리는 날만이」라는 소제목의 34개의 명문장 가운데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삶을 그대로 묘사한 듯한 문장 두 개를 뽑아봅니다.


패션의 완성은 인품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 옷을 입은 사람의 진지한 눈빛과 성실한 삶이 그가 입은 옷을 보여준다는 말에 몇몇 분들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어떤 옷이든 그 옷을 웃음거리가 되지 않게 하고 성스럽게까지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그 옷을 입은 사람의 진지한 눈빛과 성실한 삶이다.  

It is only the serious eye peering from and the sincere life passed within it which restrain laughter and consecrate the costume of any people.


욕심을 부리지 않는 재주, 이것이 대단한 기술인 것은 그렇게 사는 사람이 극히 드물고 웬만한 신념이 아니고서는 현대사회를 욕심 없이 산다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나의 가장 뛰어난 재주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이다."

My greatest skill has been to want but little.


목차를 훑다가 바로 페이지를 찾아 넘긴 소제목이 있습니다. 「더 이상 젊지 않은 젊은이들」 입니다. '안전', 그러니까 건강하게 생명을 유지하는 것에 집중하는 '늙어버린 마음'을 경고합니다. 안정된 전문직의 닦여진 가도를 걷는 것.. 그들에게 인생은 위험으로 가득한 곳이라는 말에 정곡을 찔린 듯 움찔하게 됩니다. 

 

그러나 위험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면 무슨 위험이 있겠는가? 사람은 살아 있는 한 늘 죽음의 위험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아무튼 앉아있는 사람이나 달리는 사람이나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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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과 사귐은 중요합니다. 비단 사람과의 사귐 뿐 아니라 동물, 자연, 사물과의 만남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로는 자연과 교제의 유익함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광활한 자연을 바라보고 서서 이렇게 아등바등 살 이유가 무엇인가.. 를 생각해 본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겁니다. 

 

자연 속에서 살며 자신의 감각을 평온하게 유지하는 사람에게는 암담한 우울이 존재할 여지가 없다.. 그 어떤 것도 소박하고 용기 있는 사람을 속된 슬픔으로 몰아넣지 못한다. 

 


소로는 월든(Walden) 호숫가에 2년 2개월간 살면서 체험한 소박하고 단순한 삶의 장점을 여러면에 걸쳐 강조합니다. Simplify Simplify, 간소화하고 또 간소화하라. 음식을 간소화해서 먹고 일도 최소한으로 줄이면 생계가 해결되는 건 물론이며 여유시간 마저 넉넉히 얻게 된다.

 

오로지 생계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돈을 버는 게 아니라는 것이 어쩌면 불행의 시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소로가 말하는 소박한 생활의 여러 장점에 대해서는 경험만이 확신을 줄 수 있습니다. 적게 먹고, 적게 소비하고, 적게 일하는 삶, 소로는 하루 한 끼만 먹을 것을 권유하기도 합니다.

 

나는 신념과 경험에 의해 이렇게 확신하게 됐다. 우리가 소박하고 현명하게 생활한다면 이 세상에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은 힘든 일이 아니라 오히려 즐거운 일이라고 말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전 지구적 기후 변화와 환경오염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개발, 경제, 발전, 이라는 논리에 빠져 자연의 흐름에 어긋나는 행보를 멈추지 않는 한 인류의 생애가 비참해지는 결과를 피할 수 없습니다. 이미 19세기 후반에 이러한 삶의 자세를 실험한 소로의 시도가 지금 시대에 새롭게 주목받는 이유도 같은 맥락일 것입니다. 

 

홀로. 천천히. 자유롭게. 사는 <월든(Walden)>에서의 깨달음을 성찰해보는 계기가 되는 책입니다.


2023.8.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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