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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책]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ㅣ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다산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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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ㅣ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다산초당)


스웨덴의 경제학자로 출세가도를 달리다 돌연 모든 걸 내려놓고 태국의 사찰로 들어가 17년간 승려로 수행한 저자의 자서전 형식의 책입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라는 책의 제목은 그가 17년의 수행을 통해 깨달은 삶의 태도를 요약한 문장입니다.

 

그야말로 세상이 흥미로워할 '스토리'를 가진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Björn Knut Valdemar Lindeblad, 1961-2022)는 따뜻한 가슴과 예민한 영혼, 그리고 그것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과 저자에 대해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로 읽게 되었는데 그가 아버지를 안락사로 보내고 본인도 같은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을 보고 이 책이 유고집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소중한 지혜가 담긴 책을 세상에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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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동안 깨달음을 얻고자 수행에 매진한 결과,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다 믿지는 않게 되었습니다.. '내가 틀릴 수 있어'라는 생각에 익숙해지는 것만큼이나 우리가 확실히 행복해질 방법은 흔치 않습니다. _본문 중

 

망설임과 두려움 속에 늘 어떠한 결정을 내리는 우리들에게 이처럼 위로가 되는 말이 또 있을까요. 내가 틀릴 수 있다. 그렇다면 두려워할 것도 망설일 것도 없이 내 결정을 따라 걸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나아갈 때가 됐어.' 마음을 정하는 데 5초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다 내려놓기로 마음먹자 속이 후련했습니다.. 어깨너머로 곁눈질하면서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신경 쓰지 않고 스스로 내린 첫 번째 결정이었습니다. 며칠 뒤, 저는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_본문 중

 

내면의 직관에 따른 결정의 고요하고 단단한 확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크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성이나 논리로 내린 결정은 불완전함을 전제로 합니다. 인간이 모든 경우의 수를 통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그렇게 완전히 다른 삶의 길로 들어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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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간의 승려 생활 후 스웨덴으로 돌아온 저자 비욘에게 친구가 묻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어떻게 되냐고. 

 

"내게 열리는 문이 있겠지. 그리로 걸어 들어가는 게 내 사업 계획이야." 제 직감이 '안 돼'라고 속삭이지 않는 한 저는 그대로 살아갈 것입니다. _본문 중

 

직감. 내 영혼의 소리를 듣는 방법을 알게 된 저자의 평안이 깃든 답변입니다. 내게 열리는 문이 있겠지.. 누군가의 필요에 응답하며 사는 삶, 때론 세상을 수동적으로 살아보는 것도 가치 있고 흥미로운 경험일 것 같습니다. 

 

루게릭병으로 투병하던 저자 비욘 나티코는 2022년 1월 17일, 사랑하는 이들에게 둘러싸여 안락사로 생을 마감합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골라 든 저로서는 결말이 당혹스럽기까지 합니다. 병과 죽음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제입니다. 그것이 비단 멀리 북유럽에 살던 책의 저자라 할지라도. 어떤 이야기에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영역이 있는 게 분명해 보입니다.


2023.8.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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