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2) 보야카 전통 컵 구입, 툰하 Tunja 마을장터 구경ㅣColombia 콜롬비아 여행
툰하Tunja 역시 동네마다 고도 차이가 심해 걷다 보면 나무 틈새, 건물 틈새로 근사한 전망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오르막길 내리막길, 강풍에 뜨거운 태양까지, 거친 환경에서 살아가는 툰하 사람들만이 가진 특이한 성향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적도에 위치한 2,800m 고산마을은 한낮의 자연조명을 받아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습니다.
아담한 교회당(Templo de Santa Clara de Asís) 하나를 발견합니다. 열린 문으로 들어가니 고요한 적막 속에 기도하는 신자들이 보입니다. 맨 뒷 자리에 앉아 눈을 감고 뱅글뱅글 눈을 굴려봅니다. 강풍에, 먼지에, 눈이 시리고 따갑습니다. 선글라스보다 밀착되는 수경을 끼면 눈을 보호할 수 있을까.. 공상을 이어갑니다.
볼리바르 광장 북쪽에 자리한 눈의 성모 교회(Parroquia Nuestra Señora de las Nieves)를 찾아갑니다. 골목 끝에 교회 첨탑이 보입니다. 가는 길에 핀쏜 공원(Parque Próspero Pinzon)이 나오는데 그 앞에 특이한 모양의 조형물이 있습니다. <Monunento por la memoria, la dignidad y la vida> '기억, 존엄, 생명의 기념비' 정도로 해석이 되는데 콜롬비아 내전 희생자를 위한 위령비인지.. 잘은 모르겠습니다. 공원 안쪽에는 교회 회랑(Claustro de San Agustín)이 있고 책 읽는 사람, 반려견 산책시키는 사람, 연인들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일상을 누리고 있습니다.
눈의 성모 교회(Parroquia Nuestra Señora de las Nieves) 앞 광장(Plaza de los Muiscas)에 마을장터가 열렸습니다. 뭔가 살 게 있나 해서 시장조사를 해보는데 역시나 제가 외국인이라 가격도 외국인용입니다. 모든 게 저렴하지 않습니다. 전부터 사려고 눈여겨보던 보야카 지역 전통 컵만 두 개 건집니다. 여긴 툰하Tunja 이지만 도자기 공예로 유명한 라끼라Raquira 지명이 있는 걸로 고릅니다. 디자인이 투박해서 더 귀엽습니다.
교회당(Parroquia Nuestra Señora de las Nieves) 올라가는 계단이 특히 가파른 느낌입니다. 올해로 400년 역사(1623년 건립)를 갖게 된 교회인데 입구에 400년 축하 배너가 세워져 있습니다. 이곳에도 장례미사가 예정돼 있는 듯 검은 옷을 입은 유족과 지인들이 입구에서 장의행렬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장례미사 중에도 관광객이나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지 않는 죽음과 슬픔을 공유하는 데 거리낌 없는 문화가 보기 좋습니다. 망자의 관을 든 장의행렬이 올라옵니다. 저도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귀퉁이에 서 있다가 다시 갈 길을 갑니다.
좋아하는 빤데유까(Pan de yuka)를 사러 갑니다. 지난번 빠이빠Paipa에서 산건 맛도 못 보고 구걸하시는 분께 드렸는데 이번엔 꼭 맛 보리라 다짐(?)합니다. 광장 앞 가장 큰 빵집에서 빤데유까 5개, 알모하바나 5개를 삽니다. 하나 꺼내 먹을까 하다가 참습니다. 어릴 때 아버지가 '길에서 음식 먹는거 아니다'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는데, 어릴때 들은 말은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아주 오랜 기간 삶에 영향을 미칩니다. 아빠는 지금도 길거리 음식을 드시거나 길에서 물도 잘 안 드시는데.. 그걸 닮나요. 저는 아빠 딸입니다.
(이사야41:13) 이는 나 여호와 너의 하나님이 네 오른손을 붙들고 네게 이르기를 두려워 말라 내가 너를 도우리라 할 것임이니라. For I am the LORD, your God, who takes hold of your right hand and says to you, Do not fear; I will help you.
2023.7. 씀.
'[해외] 여행 생활 봉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324) 피라비토바 Firavitoba, 나무땔감 화덕에 구운 보야카 최고의 빵ㅣColombia 콜롬비아 여행 (3) | 2023.07.17 |
---|---|
(323) 툰하 Tunja에서 소가모소 Sogamoso 가는 길, 선생님네서 또 먹고 자고ㅣColombia 콜롬비아 여행 (3) | 2023.07.17 |
(321) 툰하 Tunja 보야카의 주도, 2800m 바람 많은 고산도시ㅣColombia 콜롬비아 여행 (0) | 2023.07.16 |
(320) 푸엔테 보야카 Puente Boyacá(보야카 다리), 콜롬비아 독립의 상징ㅣColombia 여행 (0) | 2023.07.15 |
(319) 아리랑 Arirang, 현지인 친구랑 조카 한국음식 대접+작별인사ㅣKOICA 콜롬비아 보고타 (0) | 2023.07.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