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6) 마지막 수료증 서명, 한-콜우호재활센터 DIVRI 직원과 송별 조찬ㅣKOICA 콜롬비아 미술교육
한-콜우호재활센터(DIVRI)에서 임기 종료를 앞두고 기관장과 송별 조찬 일정이 잡혔습니다. 8시까지 회의장에서 모이기로 했습니다. 조찬 일정이니 아침식사를 하지 않고 출근합니다. 보안게이트를 지나 들어가는데 옆쪽에 뭔가 검은 형체가 느껴져서 돌아보니 깐델라가 쳐다보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일찍 왔냐는 의미인지 몇 번 눈을 깜빡이며 저를 쳐다보다가 이내 다시 엎드립니다.
조찬 장소에 도착하니 8시 10분 전입니다. 회의장 문은 잠겨있고 복도에도 저 뿐이네요. 흠. 8시 일정이면 20~30분 전부터 행사 준비로 회의장이 오픈되어 있을 텐데 제가 장소를 잘 못 알았나 싶어 와츠앱 메시지를 다시 체크합니다. 여기가 맞습니다. 동기들도 곧이어 다들 도착하고 8시 조금 넘으니 아침식사를 실은 케리어와 기관(DIVRI) 직원들이 회의실로 옵니다. 역시 우리나라와 시간개념이 다릅니다.
기관장께서는 다른 일정으로 조금 늦으신다고 해서 먼저 식사를 합니다.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마치고 활동장면을 엮어 만든 영상도 같이 돌려봅니다. 한 기관에서 일하는 동료이지만 평소 근무하는 층도 다르고 얼굴 볼 일이 거의 없어 기관(DIVRI) 행정부서 직원들과는 여전히 어색합니다. 다 같이 셀피로 기념사진 한 장 찍고 자리를 정리합니다. 기관장님이 결국 참석을 못하셔서 아쉽지만 작게나마 송별회 자리를 마련해 줘서 고맙습니다.
며칠 전 제가 속한 부서 사무실이 1관에서 2관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원래 있던 사무실은 크고 밝았는데 새로 옮긴 곳은 상대적으로 어둡고 좁은 데다 근무인력은 더 늘어 상시 사무실 근무 직원들은 불편할 듯합니다. 왜 옮겼을까요. 기존 사무실은 문이 잠겨있네요. 1층으로 내려오니 잔디밭에 깐델라가 누워있습니다. 저는 계속 깐델라가 쉬고 있을 때만 만나네요. 밥은 먹었어?
6월 16일에 있을 마지막 미술작품 전시회 때 수료식도 같이 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연말에는 기관장 사인을 전자파일 형태로 넣어 인쇄했었는데 이번엔 수기로 받는 걸로 절차가 바뀌었습니다. 신디가 인쇄한 수료증을 주면서 제 사인을 먼저 해서 주면 기관장 서명은 본인이 받아서 당일에 준비하겠다고 합니다. 노란색은 복지대상자분들, 파란색은 상이군경분들 수료증입니다. 지난해에는 동일하게 와인색이었는데 변화를 줬네요. 60여 명 정도 되는데 후다닥 사인을 해서 건네줍니다.
미술실 청소해주시는 여사님 두 분(마르셀라, 도리스)과 카페에서 늘 커피 내려주시는 여사님 한 분(글로리아)께 선물로 드릴 부채를 드디어 완성했습니다. 그리다 보니 디자인이 조금씩 달라 원하시는 걸 고르시도록 하고 뒷 면에 성함을 적어 다음 주에 선물로 드리기로 합니다. 카페에 갖고 가서 세 분께 고르시라고 하고 있는데 지나가는 체육부서 직원이 판매하는 거면 구입하고 싶다고 하네요. 안타깝지만 비매품입니다.
1층 로비를 거쳐 퇴근하려는데 뒤에서 저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수강생 중 한 분인 낸시입니다. 최근에 집에 어려운 일이 있어 기운 없는 모습만 보다가 오늘은 목소리가 밝습니다. 저도 아빠가 몸이 좀 안 좋으셔서 맘 한켠에 걱정이 있는데 같은 사정을 갖고 있어 그런지 더 마음이 가는 친구입니다. 오늘도 서로 꼬옥 안아주고 다음 주에 또 만나자며 인사하고 헤어집니다. 색을 쓰는데 감각이 있어 꾸준히 물감을 사용하면 좋겠다 싶은데 그럴 기회가 계속 이어지길 바랍니다.
보안게이트 옆에 검은 형체가.. 깐델라입니다. 제가 다니는 길목마다 시간 맞춰 누워있네요. 뒷꿈치를 들고 살금살금 다가가서 자는 모습을 사진에 담습니다. 고양이는 뽕긋한 입이 귀엽고, 개는 동그란 두상이 귀엽습니다. 손을 오목하게 모아 머리를 싸악싸악 쓰다듬어주고 싶네요. 느긋하고 유순한 게 다콩이랑 성격이 비슷해 보입니다.
(마태복음18:4)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사람이 천국에서 큰 자니라. Therefore, whoever humbles himself like this child is the greatest in the kingdom of heaven.
2023.7. 씀.
'[해외] 여행 생활 봉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308) 한-콜우호재활센터 DIVRI, 2023 미술작품 전시회 준비 마무리ㅣKOICA 콜롬비아 미술교육 (0) | 2023.07.03 |
---|---|
(307) 상이군경 대상 마지막 수업, 기념사진ㅣKOICA 콜롬비아 미술교육 (0) | 2023.07.02 |
(305) 셋째 날, 코이카 해외봉사단 2023 현지평가회의ㅣKOICA 콜롬비아 보고타 (0) | 2023.06.30 |
(304) 둘째 날, 코이카 해외봉사단 2023년 현지평가회의ㅣKOICA 콜롬비아 보고타 (0) | 2023.06.29 |
(303) 첫째 날, 코이카 해외봉사단 2023년 현지평가회의ㅣKOICA 콜롬비아 보고타 (0) | 2023.0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