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소설 시 독후감

[책] 누구나 죽기 전에 꿈을 꾼다ㅣ크리스토퍼 커, 호스피스 의사 (ft.임종몽夢, 임종시視)

728x90
반응형

죽음을 암시하는 꿈이나 현상이 있다는 것이

단지 신비로운 사실일뿐만 아니라 

과학적인 연구의 결과라고 한다면 

그 말에 동의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크리스토퍼 커(Christopher Kerr) 박사는

미국 뉴욕에서 호스피스 의사로 일하며

이것을 연구하기 위해 

1,400여명의 환자를 인터뷰하고 

10여 년에 결쳐 데이터로 정량화하여 

사망 수일전, 혹은 수주전에 나타나는 현상인

임종몽(夢)임종시(視)

죽음을 더욱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특별한 경험임을 밝혀냅니다. 

 

이 책은 그 연구 과정과 결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책의 결론을 먼저 보면, 

'~이런 꿈이 죽음을 예고한다'는 식의

예지몽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죽음과 임종과정이 삶을 온전하게 한다"라는

호스피스 의사의 따뜻한 위로가 담긴 책입니다.  

 

임종과정(임종몽,임종시)은
인생의 끝에서 

우리가 온전한 자신을 되찾고
행복을 찾아 나설 수 있는
유일한 길인지도 모른다

죽음과 임종과정은 
살아온 삶의 연장선일 뿐이다
즉 우리는 우리가 살아온 대로 죽는다
(p269)

 

첫번째,

크리스토퍼 커 박사는 임종몽과 임종시를

환각(약물치료, 발열, 섬망)과는 다른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 차이에 대해 임종전 경험(임종몽,임종시)은

의식이 또렷하고 감각이 예민하며, 주변환경에 인식을 갖고 있는

환자에게서 나타난다고 합니다. 

상황을 올바로 인식하지 못하며

불안, 초조, 공포가 동반되는 환각이나 섬망과는

다른 것이라는 건데요. 

내적 평온, 또는 수용, 주관적 의미 부여

의 성격을 띤다고 합니다.

 

두번째, 

연구과정에서 죽음이 가까워질수록 

꿈에 등장하는 인물이 살아있는 사람에서 

죽은 사람으로 바뀌어 가는 양상을 보인다고 합니다. 

또한, 임종몽과 임종시의 빈도가 잦아지며

환자들은 이 경험을 통해 큰 위안을 받았다고 평가했습니다.

크리스토퍼 커 박사는 이 현상에 대해

내적 세계가 먼저 떠나 보낸 

사랑하는 이들로 채워짐에 따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누그러지는 특별한 메커니즘이 

임종과정에 내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합니다.

 

세번째, 

인생의 마지막 여정인 임종과정 전반

삶의 정수를 한데 모아 가장 만족스러운 순간으로 

만들어 내는 통합과정이라고 말합니다. 

그 과정이 순탄한 사람도, 후회가 남는 사람도, 

고통스러운 사람도 있겠지만 

결국 그것을 통해 삶 전체를 "통합"하고

"바로잡는" 것이라는 거죠.

 

반응형

 

임종과정에 대한 크리스토퍼 커 박사의 표현 중

와닿는 문구가 있어서 그대로 인용해봅니다.

 

우연이든 계획적으로든
우리가 살면서 건네받은 인생의 대본을 
다시 들춰 보고 고쳐쓰는 과정이기도 하다
죽음이 임박하면 
전에 없던 새롭고 뚜렷한 관점이 생기면서
과거를 돌이켜보며 바로잡는 과정이 가속화된다
(p264)

인간의 삶, 그에 앞서 인간의 존재 자체에 대한

경외심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죽음이라는 것에 한 번이라도 가까이 가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 인간의 삶이나 가치관, 죽음에 대해

'평가'하고 '해석'하며 '이해'하려는 시도는 

그것이 가능하지 않을 뿐아니라

잘못된 시도입니다.

 

오직 당사자만이 충분히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으며,

그것은 임종과정에 더욱 명료해집니다. 

 

작가는 이것을 예술에 빗대어 이야기 합니다. 

우리가 예술작품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받아들여야 하듯

임종 전 경험은 그 누구도

지식이나 판단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저와 제 사랑하는 가족,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의 삶과 다가올 죽음을

경외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실어

책의 간지에 실린 손턴 와일더의 글을 공유하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산 자의 땅과 죽은 자의 땅이 있고

그 둘을 잇는 다리가 바로 사랑이다

계속 살아남아 

그 의미를 간직하고 있는 건

오직 사랑뿐이다

- Thornton Wilder -


2021.5.

글약방her 씀.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