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8) 화산활동 경보, 아크릴 물감으로 부엉이·큰부리새 그리기ㅣKOICA 콜롬비아 보고타 미술교육
KOICA 봉사단 단톡방에 화산활동 경보가 올라옵니다. 똘리마(Tolima)와 칼다스(Caldas) 지역에 걸쳐 있는 네바도 델 루이스(Nevado del Ruiz) 화산인데 주황색 경보면 최대 몇 주 내 폭발 가능성이 있다고 인근지역 방문을 자제하라는 내용입니다. 한국에서는 받아보지 못한 참신한(?) 경보라 기관(DIVRI, 한-콜우호재활센터) 출근해서 동료들에게 물어봅니다. 반응들이 마치 북한 미사일 경보를 대하는 한국사람 표정입니다. 안데스 산맥(Los Andes)이 지나가는 콜롬비아에서는 일상적인 상황인 듯합니다.
아크릴물감을 사용하는 수강생들이 하나 둘 늘고 있습니다. 아크릴화 그리는 분들께는 되도록 지도를 적게 하려고 합니다. 그림 주제도 자유롭게 정하도록 하는데 한 분이 큰부리새를 스케치합니다. 중남미에 서식하는 토코투칸(Toco toucan)인데 그 옆에 큰 장미와 콜롬비아 전통모자까지 섞여 있습니다. 코멘트를 보태고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올라오지만 꾹꾹 참습니다.
자폐성 장애가 있는 아이켄은 부엉이를 주제로 골랐습니다. 큰 대가리와 단단해 보이는 발톱이 눈에 먼저 들어옵니다. 파트리시아는 빛 표현 하는 법을 연습하는 중입니다. 물감을 이리저리 섞어 보기도 하고 붓을 거친 붓 부드러운 붓 바꿔가며 사용하는 동안 그림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습니다. 루이스는 이번에도 어두운 바탕에 인체를 그립니다. 또 코멘트를 하고 싶지만 한번 더 참습니다. 제 의견이 필요하면 말씀하시라 했으니 요청하실 때까진 가만히 있는 게 최선입니다.
오랜만에 온 존과 헤르만은 먹물을 사용해보고 싶다고 해서 먹물과 수채물감으로 이만익 작가의 <도원가족도>를 그립니다. 새로운 재료에 새로운 기법이라 그런지 먹물 그림을 많이들 선호합니다. 두 분 다 어찌나 집중해서 그리시는지 고시생 아우라가 풍길 정도입니다. 수업 끝나고 보니 존의 밝은 노란색 셔츠 소매에 먹물이 묻었습니다. 읔. 부디 잘 지워지길.
죠반니는 목공 수업 작업복인 하얀색 점프수트를 그대로 입고 그림 그리러 왔습니다. 기관(DIVRI, 한-콜우호재활센터)에서 하루 종일 머물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분들이 많은데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는지 문득 궁금합니다. 퇴직하신 분들이나 장애인 분들께 유용한 서비스인 듯합니다. 죠반니의 그림을 보면 제가 보이는데 늘 헤드폰을 쓰고 있는 것만 봐도 예민한 성격이 느껴집니다. 반가워요.
(시편139:1) 여호와여 주께서 나를 감찰하시고 아셨나이다. O LORD, you have searched me and you know me.
2023.5.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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