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어때요, 행복한가요ㅣ알베르트 에스피노사, 행복의 비밀 (책이있는풍경)
<푸른 세계>를 읽고 알베르트 에스피노사(Albert Espinosa, 1973)에게 반해 그의 책이 더 있는지 찾아봅니다. <어때요, 행복한가요 Are you happy?> 다정하게 안부 묻는 투의 제목에 귀여운 표지의 책이 보입니다. 에스피노사는 프롤로그에서 독자들이 행복한 삶에 관한 영감을 얻게 하기 위해 글을 썼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전체 3개의 장으로 구성됩니다.
1장 매일 행복해지기 위한 영감
2장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영감
3장 배를 간질이는 23가지 달콤한 가위질
어린 나이에 가까운 이의 죽음을 목격하거나 죽음 근처의 어떤 것을 경험한 사람들은 삶에 더욱 진지해집니다. 그 죽음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며 먼 미래의 일도 아님을 알게 되기 때문인데 에스피노사 역시 같은 이유로 자신의 행복과 타인의 행복에 관심이 많습니다.
자기계발서를 여러 권 읽은 사람이라면 사실 이 책 <어때요, 행복한가요 Are you happy?>는 조금 식상한 내용일 수 있습니다. 어렵지 않은 표현으로 물 흐르듯 읽히는 내용이라 속도도 빠릅니다. 쉽게 풀어쓴 글에서 깊이 있는 통찰을 얻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에스피노사가 프롤로그에서 말한 '영감'에 대한 기대로 한 페이지도 건너뛰지 않고 끝까지 읽어 내려갑니다.
이유 없이 일어나는 일은 없으며,
불운은 행운보다 강하다.
이 두 개념을 믿어보라.
우리가 그냥 지나칠 뻔한 것을 알려주려는 어떤 힘이 존재하며, 그것이 우연과 불운의 모습으로 신호를 보낸다는 이 문장은 지금의 제게 특히 와닿습니다. 지나칠 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은 우리 몫입니다.
위험을 감수하라.
이는 언제나 옳은 답이다.
죽는 것은 자연의 법칙일 뿐 슬픈 게 아니며 정말 슬픈 일은 열정적으로 살지 않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저자는 <푸른 세계>에서도 여러 번 강조해 적고 있습니다. 자신만이 알고 있는 꿈을 위해 그 누구도 대신 싸워주지도 살아주지도 않는다는 것을, 그러니 자신의 우주를 만들고 살아나가는 건 생명으로서의 의무라는 생각도 듭니다.
'나만의 길'이기에 한 번도 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길이며, 그 길을 가는 것 자체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따라서 그 선택은 '언제나 옳은 답', 나만의 길이 됩니다. 본 적도 없고 들어보지도 못한 길,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고독한 것이 아닌,
나를 느끼는 것.
굉장히 철학적인 문장입니다. 외로움은 나와의 단절, 고독은 나와 친밀한 시간에 있는 것이라고 해석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세상과 연결되기 위해 계속해서 무언가를 하다 보면 외로움이 찾아옵니다. 반대로 내면의 나와 함께하는 느낌은 고독입니다. 그 고독이 우리의 친구가 되어줄 것이라고 저자는 조언합니다.
알베르트 에스피노사는 에필로그에 '이 책을 즐겼기를 바라고, 영감을 얻었기를 바라고, 변화했기를 바라고, 느꼈기를 바란다'라고 적고있습니다. 즐겼고, 느꼈으니 저자의 바람과 제 기대가 어느정도는 만났다고 생각합니다.
2023.5.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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