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6) 마니살레스 Manizales 여행 [1] 케이블카 중앙광장 대성당ㅣ콜롬비아 Colombia 커피문화경관
마니살레스 Manizales는 첫인상부터 버라이어티 합니다. 경사도가 거의 70º 가까이 되는 골목이 곳곳에 있는데 버스가 경사로를 내려갈 땐 손바닥에 진땀이 날 정도입니다. 이런 도시가 평평한 구글맵만 보고 다니면 큰코다치는 곳의 전형입니다. 페레이라 Pereira로 돌아가는 버스 시각도 다시 확인할 겸 마지막 정류장인 터미널에 내립니다. 친구는 꼼꼼하고 계획적인 똑 부러지는 성격이라 허술한 저로서는 같이 다니면 더없이 든든한 동행입니다.
마니살레스는 도시 전체가 오르락내리락 경사로가 많아 케이블카 Cable가 아주 유용한 대중교통 수단입니다. 관광 삼아 케이블카를 타고 반대편 끝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와 중앙광장 쪽 Fundadores으로 가기로 합니다. 케이블카는 생각보다 안정감이 있습니다. 친구 말로는 메데진 Medellin 케이블카는 흔들림이 굉장히 심한데 여긴 바람이 적어 덜 무서운 거랍니다. 케이블카 아래로 흙색의 계곡물도 흘러가고 나지막한 집들이 구릉지대, 경사지대, 평지 가리지 않고 옹기종기 모여있습니다. 케이블카에서 바라다보이는 경치가 아름답습니다.
케이블카를 두 번 정도 갈아타고 이쪽 끝, 저쪽 끝까지 구경한 다음 관광지가 몰려있는 푼다도레스 역 Estación Fundadores(Cable Áereo Manizales)에 내립니다. 제게 소지품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거의 한 적이 없는 친구가 가방 잘 챙기라고 합니다. 관광객이 많은 곳이라 위험한가 봅니다. 푼다도레스 공원에는 기념비 Monumento a los fundadores와 분수대 Fuente fundadores,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오래된 건물이 있습니다. 콜롬비아에서는 보기 드문 양식의 건축이라며 친구도 용도는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피아노 디자인으로 벽화가 그려진 노란색 다리를 건너 쇼핑센터 Éxito로 갑니다. 친구가 너무 춥다고 해서 점심도 쇼핑센터에서 해결하기로 합니다. 오후엔 구름이 좀 걷히길 바라봅니다. 돼지고기 요리 전문점 PORKO's에서 반데하빠이사 Bandeja paisa와 비슷한 메뉴를 주문했습니다. 프리홀 Frijoles 수프도 맛있고 돼지고기 Cerdo도 맛있네요. 보통의 반데하빠이사보다 양이 적어 남기지 않고 다 먹었습니다.
친구는 마니살레스 Manizales에 여러 번 왔는데 오늘처럼 추운 건 처음이라며 제 점퍼까지 겹쳐 입습니다. 저는 딱 좋은데 친구는 쌀쌀한 보고타 Bogotá 출신이지만 추위를 많이 탑니다. 마니살레스 중앙공원도 이름이 볼리바르광장 Plaza de Bolívar입니다. 역에서는 8블록 정도 걸어가야 하는데 가는 길에 칼다스 공원 Parque Caldas과 눈을 맞은 듯 새하얀 성당 Basílica Menor de la Inmaculada Concepción이 있어 잠시 들릅니다.
교회당 내부가 너무 아름답습니다. 지붕, 기둥, 문까지 모두 원목 구조물로 되어있어 우아하고 고풍스럽습니다. 교회당 내부 예수님과 성인들 동상에 모두 흰색 천이 씌워져 있어 물어보니 부활주간 Semana Santa에 흰 천을 씌워두고 부활절 Pascua de Resurrección 당일에 걷는다고 합니다. 다시 사신 예수그리스도를 기념하기 위한 가톨릭católico 예식인 듯합니다.
추위를 타는 친구를 위해 빠른 걸음으로 다음 목적지인 중앙광장 Plaza de Bolívar으로 갑니다. 구글맵 상으로는 반듯한 길인데 심한 경사로입니다. 조금 숨이 차지만 열이 나서 따뜻합니다. 마니살레스 대성당 Catedral Basílica Metropolitana de Nuestra Señora del Rosario de Manizales은 지금까지 제가 콜롬비아 Colombia에서 본 교회당 중 가장 크고 화려하고 세련됐습니다. 예배당 입장은 무료이고 첨탑 전망대에 올라가려면 입장료를 내야 합니다. 친구가 2층 카페에서 보는 전망은 무료라며 돈 내고 전망대 올라갈 필요 없다고 귀띔해줍니다.
콜롬비아에도 미신이 많은 편인데 친구가 프란시스코 성인 San Francisco de Asís에게 기도하면 남자친구가 생긴다며 비밀스럽게 알려줍니다. 비슷한 미신은 어느 나라나 있는 듯합니다. 일단 나중을 위해 사진을 찍어둡니다. 대성당 밖으로 나와 볼리바르 광장 Plaza de Bolívar으로 내려갑니다. 콜롬비아 독립에 역할을 한 사람들을 모티브로 한 컬러풀한 조각작품을 보니 역시 콜롬비아입니다. 무채색 대성당, 무채색 계단, 무채색 볼리바르 동상과 잘 어울립니다.
(요한복음8:32)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Then you will know the truth, and the truth will set you free.
2023.4.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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