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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생활 봉사

(223) 장애인 재활 미술: 연필드로잉 기초 수업 + 수묵화 그리기ㅣ콜롬비아 보고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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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 장애인 재활 미술: 연필드로잉 기초 수업 + 수묵화 그리기ㅣ콜롬비아 보고타


문득 그동안 장애인 수강생분들과는 '장애인 미술'이라는 틀에서만 수업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분들이 하실 수 있을 것 같은 활동만 하다 보니 저도 재미보다는 도움이 될만한 수업을 의무적으로 준비한 것 같습니다. 재활코디네이터인 신디 역시 장애인 분들과는 종이 접기나 점토, 파스텔이나 크레용 작업을 많이 해달라고 해서 그렇게 했었는데 남은 기간은 제가 하고 싶은 수업도 종종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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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연필 드로잉의 기초로 대상을 배치하고 구도 잡는 법을 배워봅니다. 인원이 11명이라 조금 버거울 것 같다는 생각도 했지만 한분 한분 천천히 봐드리면서 해보기로 합니다. 보고 그릴 그림으로는 아이껜이 아크릴물감으로 그린 집 그림을 골랐습니다. 가까이 있는 사물은 크게 그리고 멀리 있는 사물은 작게 그리는 것부터 설명합니다. 사진보다는 실제 주변에 있는 물건들을 예로 들어 원근법 개념을 이해해봅니다. 스케치북에 보조선으로 대략적인 사물의 위치를 배치하고 큰 형태부터 그린 후 디테일로 들어갑니다.  





인지장애가 심한 분들은 가로선, 세로선, 직선, 곡선의 개념이 없으셔서 어떻게 해야 하나 당황스럽습니다. 큰 그림만 대신 그려드리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꾸며보시도록 합니다. 신디가 수업시간에 잠시 사진 찍으러 와서는 놀란 듯 쳐다봅니다. 다들 잘 그리신다며 수강생분들을 격려해 주고 갑니다. 보조선 무시하고 나름대로 그리는 분들도 계시지만 대부분은 어느 정도 형태가 나옵니다. 평면적인 그림만 그리시다가 입체적인 그림이 나오니 너무 좋아하시네요.


수업 내용 선호도를 판단할 때 결과물을 가져가시는 비율이 기준이 됩니다. 오늘 그림은 다들 집에 가져가신다고 하네요. 긍정적입니다. 줄리엣은 밖에서 기다리는 아버지를 불러 그림 자랑에 여념이 없습니다.



점심 후에 산책하고 미술실에 왔는데 호르헤가 와서 아레끼뻬(Arequipe)가 들어간 빵을 주고 갑니다. 간식을 종종 챙겨주는 분들이 계시는데 호르헤도 그 중 한 분입니다. 달달한 콜롬비아 간식, 언제 먹어도 맛있습니다.


오후 수업은 먹물과 수채물감으로 수업을 합니다. 손을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분들이라 크고 거친 붓을 드릴까 하다가 부드럽고 가는 붓을 써봅니다. 다들 물감 사용은 처음인 분들이라 붓 사용법과 물감 사용법을 소개하고 제가 앞서 시범을 보이고 따라 그리는 방식으로 수업합니다.    





제가 그린 것을 보고 따라 그리신 게 맞나.. 의문이 들 만큼 모두 다른 그림이 나옵니다. 시범은 그냥 참고로만 보시고 각자 그리고 싶은걸 그리신 듯합니다. 물감 사용이 처음이라 신기하신 듯 서서 적극적으로 그리시는 분도 계시고 먹물로 그리는 게 펜이나 연필보다 재미있다며 다들 좋아하십니다. 기제르모는 손이 굉장히 크신데 붓을 잡으시니 붓자루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몽당연필 잡으신 것 같습니다. 





기제르모와 해수스는 생각대로 그려지지 않으니 선 하나 긋고 웃고, 점 하나 찍고 웃으시는데 그 모습에 저도 덩달아 웃음이 납니다. 앞으로 물감 사용을 많이 해야겠습니다. 아크릴(acrilica)은 어렵더라도 수채물감(acuarela)은 챙겨가면서 하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수업 후에 정리하는데 망가진 붓이 많이 보입니다. 다음번 물감 수업 때는 편하게 사용하시게 크고 거친 붓을 드려야겠습니다.  



(이사야60:22) 그 작은 자가 천 명을 이루겠고 그 약한 자가 강국을 이룰 것이라 때가 되면 나 여호와가 속히 이루리라. The least of you will become a thousand, the smallest a mighty nation. I am the LORD; in its time I will do this swiftly."


2023.4.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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