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 토칸시파 Tocancipá, 보고타 Bogotá 근교 당일여행 (ft.콜롬비아Colombia)
잘 먹고, 잘 자고, 일도 잘하는데 가끔 '음..' 하는 생각이 드는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땐 조용한 예배당이 생각납니다. 지난번 친구가 예쁜 교회(파티마 성모 성당; La iglesia nuestra señóra de Fátima)가 있는 곳이라며 추천해 준 토칸시파(Tocancipá)에 가기로 합니다. 보고타(Bogotá)에서 북쪽으로 40km 정도 떨어진 곳이라 반나절이면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침 일찍 B16 버스를 타고 북터미널(Terminal de Transporte del Norte)로 갑니다. 북터미널은 한 달에 두 번 정도 오는 것 같네요. 토칸시파행 버스 요금은 6,000pesos(1,500원), 소요시각은 40분 정도 됩니다. 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면 마냥 즐겁습니다. 타고난 여행자 체질입니다.
마을 외곽 대로변에 내려 육교를 건너 시내로 들어갑니다. 육교가 어딘지 허술한 게 불안 불안합니다. 한 블록쯤 걸어가니 마을 중앙광장(Parque Principal de Tocancipá)이 나오고 광장 중앙에 성당(oratorio - parroquia "Nuestra Señora del Tránsito" de Tocancipá)이 있습니다. 꾸밈없이 소탈한 교회당이 마을 이미지를 대변하는 듯합니다. 교회는 본당, 기도실, 교구(casa cural parroquia Nuestra Señora del Transito tocancipa)가 같이 있습니다. 본당은 아직 미사 전이라 닫혀있어 그 옆 건물의 작은 기도실에 들어갑니다.
기도실(Capilla del santisimo, oratorio) 입구에 '그리스도인의 삶(De vida en Cristo)'이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옵니다. 먼저 기도하고 계신 분 뒤에 조용히 앉습니다. 다시 광장으로 나와 주변을 돌아봅니다. 등에 항아리를 지고 걷는 도예가 기념비(Monumento al ollero)가 광장 한가운데 있습니다. 항아리를 생활에 필요한 물건으로 바꾸어가며 살아갔을 그 시절 도예가의 삶의 무게가 그대로 느껴지네요. 옥수수 바구니를 든 소녀상은 토칸시파의 원주민 공주(Princesa indígena de Tocancipá)라고 되어있습니다.
마을은 주말인데도 조용하고, 전체적으로 깨끗한 느낌입니다. 여느 마을과 같이 건물 벽면은 벽화(mural)로 꾸며져 있습니다. 벽화 주제는 지자체의 사전 승인을 받는 건지 대체로 사람이나 동물, 꽃 등 무난한 편입니다.
교회 옆 카페에 커피 한 잔 하려고 가는데 그 사이 본당 문이 열렸습니다. 오늘 미사 때 유아 세례식이 있는 듯 아기를 안은 잘 차려입은 부부가 맨 앞자리에 앉아있고, 교회 직원은 사진기사와 동선을 체크합니다. 예배당은 어느 곳이나 마음을 가라앉게 하는 특별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발소리를 내지 않고 제단 앞까지 천천히 걸어갔다가 돌아 나옵니다. 세례식 축하해요.
카페(Café Al Parque Tocancipá)에 잠시 쉬러 들어갑니다. 반려동물 친화형 카페인데 입구부터 분위기가 아늑하고 내부 인테리어는 다양한 소품들로 아기자기합니다. 라테와 치즈케이크를 주문하고 소품을 구경합니다. 종이등 같은 동양적인 것들도 많이 보입니다. 카페 사장님이 제게 한국인이냐고 묻길래 그렇다고 했더니 딸이 아미(ARMY; BTS팬클럽)이고, 본인은 넷플릭스 K-드라마 팬이라고 소개합니다. 중남미 콜롬비아의 작은 마을 토칸시파에도 한국 팬이 있다니 멋지고 감사한 일입니다. 앞으로도 많이 좋아해 주세요.
(에베소서4:24)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 and to put on the new self, created to be like God in true righteousness and holiness.
2023.3.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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