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폴란드 여행 스케치 4화
ㅣ오스카 쉰들러 박물관(2), 카지미에르즈 유대인 지구
오스카 쉰들러 공장(Fabryka Emalia Oskara Schindlera)은 폴란드에서 가장 유명한 박물관 중 하나인데 다행히 3월은 관광객이 적고, 오늘도 평일이라 한산하다. 내부는 역시 무거운 느낌이다. 관람객은 어린아이, 청소년, 성인, 노인 가리지 않고 모두 침묵을 지키며 진지하게 전시물을 둘러본다. 2차 세계대전의 잔혹함을 고발하듯 당시 히틀러와 독일 나치스의 유대인 학살 현장을 사진이나 영상 기록물 형태로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차마 똑바로 볼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럽다. 그 사진들은 여기에는 싣지 못하겠다.
크라쿠프 소인이 찍힌 엽서들도 전시되어 있고, 그 옆에 기념으로 엽서에 소인을 찍어갈 수 있는 설비를 같이 전시해뒀다. 바닥 타일로 이용된 히틀러와 나치 정권의 문양이 눈에 들어온다. 그릇된 이데올로기를 밟고 지나가라는 의미일까. 리더의 자리가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지는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의 전시관을 다 둘러보고 나면 둥근 형태의 밝은 전시실에 도착하는데, 그곳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카 쉰들러의 도움으로 살아난 유대인들이 쉰들러에 대한 고마움을 언급한 메시지가 새겨져 있다. 영화의 명대사에도 나오듯, 오스카 쉰들러(Oskar Schindler, 1908-1974)의 삶은 "한 생명을 구하는 것은 곧 전 세계를 구하는 것이다"라는 탈무드의 격언에 합당한 삶의 본보기가 되어준다.
오스카 쉰들러 공장에서 나와 다시 비스와 강(Vistula R.)을 건너 크라쿠프 유대인 지구인 카지미에르즈(Kazimierz)로 간다. 위치는 바벨성의 동남쪽 비스와 강 유역인데 날씨가 흐려서인지 약간 음산한 분위기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은 이 지역 모든 유대인을 수용소로 보냈다. 곳곳에 남아있는 히브리어와 유대교를 상징하는 다윗의 별(Star of David) 문양을 볼 수 있다. 아래 사진의 우측은 유대교 회당(Remuh Synagogue)인데 건물 옆에 유대인 묘지(Remah Cemetery)가 있다. 예민한 성향이라 이런 곳에 오면 마음이 힘들다.
카지미에르즈(Kazimierz) 골목을 걷다보니 둥글게 식당이 모여있는 시장 같은 곳이 있다. 케밥, 스테이크, 샐러드 푸드코트 인듯하다. Zapiekanki라는 곳에서 피자 같은 음식 1조각을 주문했다. 가격은 7 즐로티, 우리 돈으로 2천 원 정도. '조각'이라 간식으로 생각했는데 크기가 상당하다. 다 먹을 수 있을까.. 하면서 자리에 앉아 결국 다 먹었다. 맛은 꽤 괜찮음, 음식에 진심이 아닌 편이라 맛에 대한 표현이 단조롭다.
아래 사진도 유대교 회당(Tempel Synagogue)인데 들어가보고 싶었지만 유대교 예법을 몰라서 밖에서 기웃대기만 하다가 포기했다. 유대교 회당은 기독교나 가톨릭 예배당과 비슷한 형태를 하고 있지만 신약을 믿지 않는 교리를 따라 십자가가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유대교 회당 바로 옆에 유대인 커뮤니티센터도 있다. 카지미에르즈(Kazimierz)의 가장 북부 지역이라 난 다시 여기서 크라쿠프 구시가 쪽으로 건너간다.
3월의 폴란드 여행 5화로 이어짐.
2022.4.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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