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폴란드 여행 스케치 3화
ㅣ크라쿠프 구시가, 바벨성, 오스카 쉰들러 박물관(1)
크라쿠프 중앙광장(Rynek Growny)에서 바벨성(Wawel Castle)쪽으로 내려간다. 크라쿠프는 도시 곳곳에 수많은 성당과 교회, 수도원이 있다. 아래 사진 왼쪽부터 홀리 트리니티 교회(Holy Trinity Church), 세인트 피터 & 폴 교회(Apostołów Piotra i Pawła), 13세기에 지어진 수도원(Bazylika Franciszkanów św. Franciszka z Asyżu, Francis of Assisi in Krakow)인데, 세인트 피터 & 폴 교회는 입구에 예수의 12제자 상이 조각되어 있다.
폴란드 전통의상인 듯한 옷을 입고 비슷한 류의 옷과 소품을 팔고있는 노점상이 있다. 수백년된 건물의 낡은 회랑이 컬러풀한 전통의상을 입은 상인과 무척 잘 어울린다. 크라쿠프 구시가(Krakow Old Town)를 안내하는 지도가 골목 끝에 세워져있다. 이곳에서 주로 관광객들이 들어오는 듯하다. 나는 거꾸로 둘러보고 있는 중이었구나. 기다란 조롱박 모양을 한 구시가지의 시작이자 끝 부분 언덕에 바벨성이 있다.
비스와강(Vistula R.)을 내려다보는 언덕에 위치한 바벨성(WaweㅡRoyalㅡ Castle)이다. 11세기초(1000년) 처음 지어지기 시작해, 16세기(1504~1535)에 전면적으로 개조되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중세시대 폴란드 통치자들의 거주지로 사용되었다. 붉은색 지붕을 한 건물이 바벨성, 두개의 첨탑이 솟은 건물이 바벨 대성당(Wawel Cathedral), 황금색 돔으로 덮인 곳이 지기스문트 예배당(Chapel of King Sigismund)이다.
바벨성 올라가는 길에 전통 복장을 한 아코디언 연주자가 있다. 표정이 썩 좋아보이진 않았는데 아코디언의 무게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주머니에 남아있는 동전 몇개를 앞에 놓인 가방에 놓고 간다. 무슨 음악을 연주중이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바벨성에서 내려오는 길에 비스와강(Vistula R.)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전망대도 있다. 잔잔하고 단정한 풍경이다.
바벨성에서 내려와 비스와강을 건너 오스카 쉰들러 박물관(Fabryka Emalia Oskara Schindlera)으로 간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Schindler's List, 1993)'의 배경이 된 곳인데 구시가에서는 조금 거리가 떨어진 곳이다. 쉰들러 박물관 가는 길은 폴란드의 전형적인 마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2차 세계대전(1939-1945) 당시 독일의 침략을 받은 폴란드와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의 침략을 받은 우리나라는 어딘지 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길을 걷는다.
좁은 굴다리를 지나면 쉰들러 박물관 이정표가 나온다. 중세시대의 아름다움을을 간직한 구시가에 비해 이쪽 지역은 산업화 이후 동유럽 특유의 풍경을 볼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의 화려함이나 세련미 보다는 건조하고 딱딱한 건물들과 기반시설들이 그런 느낌을 더해준다. 오스카 쉰들러 팩토리(Fabryka Emalia Oskara Schindlera) 역시 그런 건물들 중 하나이다. 오늘이 평일이라 관람객은 많지 않다. 나를 포함해서 10명 이내 였던 듯하다. 죽을 위기에 처한 유대인 1,200명을 수용소에서 구해내 이 공장에 취업시켜 목숨을 유지하게 해준 독일의 사업가 '오스카 쉰들러'의 실제 공장이다.
3월의 폴란드 여행 4화로 이어짐.
2022.4.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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