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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러브크래프트(H.P.Lovecraft)의 「아웃사이더」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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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H.P.Lovecraft)의 「크툴루의 부름 외 12편: 아웃사이더」을 읽고


미국의 호러, 판타지, 공포문학의 대가 H.P. 러브크래프트(Howard Phillips Lovecraft, 1890-1937)의 작품집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입니다. 러브크래프트의 대표작이기도 한 「크툴루의 부름」 외 12편의 소설이 수록돼 있습니다.

 

「크툴루의 부름 The Call of Cthulhu」, 「냉기 Cool Air」 등 예전에 읽어본 작품들도 있는데 지금 다시 읽어도 재미있습니다. 「냉기」에서는 암모니아 냄새와 차가운 공기가 여전히 느껴지네요.

 

H.P. 러브크래프트가 창조한 '크툴루 신화'의 시작점인 「크툴루의 부름(1926)」 첫 문장은 다시 읽어도 명언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다행스러운 일이라면 인간이 자신의 정신세계를 완전히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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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1년 쓰인 단편 「아웃사이더 The Outsider」는 H.P. 러브크래프트 스스로가 "무의식적이지만 에드거 앨런 포의 전성기를 모방한 것"이라며 포의 문체와 가장 유사하다고 말하는 작품입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을 돌이키면 오로지 슬픔과 공포만이 떠오르는 이는 불행하다... 내가 어디서 태어났는지는 모른다. 다만 그 성이 대단히 오래되었으며 한없이 끔찍했다는 것만은 알고 있다. 

 

「아웃사이더」는 오랫동안 어느 성에 갇혀 혼자 살아온 미스터리한 인물이 주인공입니다.

 

그는 스스로를 그저 평범한 외모의 청년일 것이라 여기며 살고 있습니다. 어느 날 빛에 대한 간절한 갈망으로 추락을 감수하고라도 성의 탑에 기어오르기로 합니다. 

 

 

성의 어느 한 공간에서 연회가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보게 되고 나지막한 창문을 기어 넘어 조명이 환히 밝혀진 방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갑자기 사람들이 혼비백산해서 도망칩니다. 영문을 모른 채 방을 둘러보다 어디론가 연결된 황금 아치문 쪽으로 다가가고 아비규환의 원인이 된 추악한 괴물을 발견합니다. 

 

나를 빤히 노려보는 멀건 두 눈동자, 썩은 고깃덩어리 같은 그 괴물, 거리를 바싹 좁혀 오는 괴물을 떨쳐 내려고 가까스로 한 손을 내밀 수 있었다. 그 악몽 같던 순간, 황금 아치 아래로 괴물이 내뻗은 썩어 문드러진 앞발이 내 손과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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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건 이후 주인공은 밤에는 친근한 구우들과 다니고, 낮에는 나일 강 근처 파라오의 지하 묘지에서 노닙니다. 빛을 그토록 갈망하던 그는 이제 빛을 피해 사는 삶을 살아갑니다.

 

유쾌하고 명랑한 분위기 역시 자신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자신은 「아웃사이더」의 운명임을 아프게 자각합니다. 

 

새롭게 맞이한 거칠고 자유로운 삶 속에서 나는 이방인의 슬픔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다. 이 시대와 인간들 틈에서 나는 어디까지나 낯선 이방인이라는 사실을.    

 

언제, 어떻게, 그는 자신의 운명을 자각하게 되었을까. 이 작품의 핵심 장치입니다.

 

평론가들은 개인의 비참하고 외로운 삶을 묘사한 소설 「아웃사이더」를 H.P. 러브크래프트 최고의 작품으로 꼽습니다. 두려움과 공포의 바탕에는 무력감과 슬픔이 존재한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2024.3.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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