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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책] 위로해주려는데 왜 자꾸 웃음이 나올까, 샤덴프로이데ㅣ티파니 와트 스미스 (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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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위로해주려는데 왜 자꾸 웃음이 나올까, 샤덴프로이데ㅣ티파니 와트 스미스 (다산북스)


마음을 정확히 꿰뚫는 듯해서 약간 불편한 느낌을 주지만 정곡을 찌르는 제목의 책입니다. <위로해주려는데 왜 자꾸 웃음이 나올까>, 이 책의 저자는 감정의 역사를 연구하는 티파니 와트 스미스(Tiffany Watt Smith)이며 2017년 TED에서 '인간 감정의 역사(The history of human emotions)'에 대해 강연한 이름난 사상가입니다. 

 

 

'인간 감정의 역사'라는 표현이 다소 생소하지만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감정에도 역사가 있다는 게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데 단지 개인의 문제로 생각해 왔구나..라는 통찰을 하게 합니다. 저자는 154가지의 인간 감정을 연구해 <인간의 감정; The Book of Human Emotions>을 집필했고 이 책은 9개 언어로 번역, 출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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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해주려는데 왜 자꾸 웃음이 나올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저자는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라는 독일어를 차용합니다. 기쁨이나 즐거움을 의미하는 Freude, 피해나 손상을 뜻하는 Schaden이 더해진 표현으로 '피해를 즐긴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목차 역시 실제적인 표현들을 사용해 이 책의 성격과 인간의 숨은 심리를 잘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1장 남의 실수가 제일 재밌어

2장 라이벌의 짜릿한 실패

3장 그 인간은 당해도 싸!

4장 잘난 척하더니 쌤통이다

5장 내가 더 사랑받아야 해

6장 잘나가더니 꼴좋네

7장 통쾌한 반란

8장 우리 vs 그들 

 

 

'그래서 나는 이럴 때 고소한 기분이 든다. 깨끗한 집의 미덕에 대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들이 나처럼 아주 지저분하게 살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질 때. 남들이 정의의 심판을 받을 때 통쾌한 기분이 드는 이유에는 위선자에 대한 증오뿐만 아니라 자기 방어도 있다.' 

 

특히 자기와 전혀 무관한 울타리 밖의 사람 보다는 내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의 불행에 더욱 샤덴프로이데를 갖기 쉽다고 말합니다. 정말 '불편한 기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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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덴프로이데는 악의적인 감정처럼 보일지 몰라도 그것을 좀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훨씬 더 복잡한 감정의 풍경이 드러난다.. 남의 불행한 소식을 들으면 기운이 나는 것은 낙담하고 실패하는 사람이 나뿐만이 아님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에겐 그것이 필요하다. 구원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책의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샤덴프로이데를 '구원'이라는 개념에 빗댑니다. 인간 삶의 형태가 어떠하건 결국은 다르지 않음을, 모두가 낙담하고 실패하며 고단하게 살아간다는 것을 받아들일 때 샤덴프로이데를 있는 그대로 수용할 수 있고 그 감정에 매몰되지 않겠지요. 

 

감정에 대해 배우는 일은 그것을 판단하고 회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하는데 가치가 있습니다. 책 뒷표지에 쓰인 '달콤, 찝찝, 불편한 기쁨'을 누리는 악마스러운 마음이 내게도 있음을, 그리고 그래도 된다고 말해주는 책입니다. 


2023.8.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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