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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을 읽고ㅣ미술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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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나면 반할 수밖에 없는 작가가 쓴 매력적인 책입니다. 

 

영국 작가 줄리언 반스(Julian Patrick Barnes, 1946년생)의 2015년 미술 에세이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입니다. 줄리언 반스는 2011년 발표한 소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The Sense of Ending>로 부커상을 받은 작가로 2016년에는 <시대의 소음 The Noise of Time>이라는 쇼스타코비치의 생애를 재구성한 소설을 발표했습니다. 예술 쪽에도 조예가 깊은 줄리언 반스는 요리, 죽음, 미술 같은 다양한 주제의 에세이를 통해 언론의 극찬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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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은 저자가 30년 가까이 여러 예술 매체에 발표한 미술 에세이들을 모아 엮은 책으로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유럽에서 활동한 화가들의 작품과 삶을 줄리언 반스의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재난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 (...) 대통령이 암살당한다면? 책이나 영화가 나올 것이다. 전쟁이 일어난다면? 소설가를 전장에 보낸다. 이 인간적인 발광, 이 미친 자연의 행위는 왜 발생했는가? 어쨌든 그로부터 예술이 나오기는 했다. 결국 재난의 쓸모는 거기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p33) 1. 제리코: 재난을 미술로 中

 

1장 제리코: 재난을 미술로》에 수록된 글입니다. 19세기 프랑스 화가 테오도르 제리코(Theodore Gericault, 1793-1824)는 인간의 광기와 죽음 같은 어둡고 비극적인 주제를 다뤘는데 대표작 「메두사호의 뗏목(1819)」 역시 당대 실제 일어났던 재난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팡탱-라투르ㅣ식탁 모서리

 

서른네 명 가운데 누구도 크게 웃기는커녕 얼굴에 미소라도 머금은 이조차 찾아볼 수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만의 세계에 정신을 빼앗겨 멍하고 지루해 보이기까지 하다. 아무도 옆 사람과 닿지 않는다. 이 자리가 어서 파해서 각자 자기 화실로, 일터로, 서재로, 음악실로 돌아가기만을 고대하는 듯하다. (p136) 5. 팡탱-라투르: 정렬한 사람들 中

 

19세기 프랑스 화가 앙리 팡탱-라투르(Henri Fantin-Latour, 1836-1904)의 작품 「식탁 모서리 The Corner of the Table(1872)」에 관한 이야기가 《5장 팡탱-라투르: 정렬한 사람들》에 실려있습니다. 서로 조금도 어울리지 않는 모습과 불편한 시선을 한 등장인물들이 하필 '식탁 모서리'에 모여 있습니다. 마치 이 자리에 처음 나온 INTP이나 INTJ들의 모임 같네요. 

 

 

 

결혼을 예술의 적으로 간주하는 것은 19세기부터 20세기에 걸쳐 예술가들 사이에 전해 내려오는 강력한 전통이다. (...) 결혼이라는 부르주아 제도는 진리를 추구하는 야생의 예술가를 우리에 가두어 길들이는 행위라는 것이 널리 퍼져 있는 관념이었으니 (p191) 8. 르동: 위로, 위로! 中

 

《8장 르동: 위로, 위로!》에는 19세기 프랑스 화가 베르트랑 장 르동(Bertrand-Jean Redon, 1840-1916)이 언급되는데 도입부에 결혼에 대한 예술가적 시선을 적어두고 있습니다. 결혼을 부르주아 제도로 간주하며 진리를 추구하는 야생의 예술가에게 결혼은 적이라고까지 표현합니다. 이 비슷한 이야기를 언젠가 어느 작가에게서 들은 듯하네요. 

 

발로통ㅣ돈

 

우리는 안다. 이것은 돈에 관한 얘기임을. 발로통은 이 모든 목판화를 '아주 부유한' 과부와 결혼하기 직전에 완성했다. (p273) 11. 발로통: 나비파의 이방인 中

 

《11장 발로통: 나비파의 이방인》 발코니에 서서 시선을 오른쪽으로 향한채 창 밖을 내다보고 있는 여성은 자신의 왼쪽에 서있는 남성의 등 뒤로 가득한 검은색 덩어리를 보지 못합니다. 펠릭스 발로통(Felix Edouard Vallotton, 1865-1925)의 「돈」입니다. 추가적인 설명 없이 작품의 제목만으로도 그림이 이해됩니다. 


2025.5.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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