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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이피게니에 & 스텔라」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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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볼프강 폰 괴테 「이피게니에 & 스텔라」를 읽고


18-19세기 독일의 철학자이자 작가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의 희곡집 <이피게니에 & 스텔라 Iphigenie-Stella>입니다.

 

이 희곡집에는 표제작 「스텔라」, 「타우리스의 이피게니에」 두 편을 포함해 「연인의 변덕」, 「피장파장」, 「에피메니테스」까지 전체 다섯 편의 희곡이 수록돼 있습니다. 다섯 편의 희곡은 풍자와 비극 등 각각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 괴테 문학의 다양한 면모를 볼 수 있는 작품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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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그리스 신화에서 영감을 받아 쓴 「타우리스의 이피게니에 Iphigenie auf Tauris」는 독일 고전주의 희곡의 백미로 꼽힙니다.

 

주인공 이피게니에는 트로이 전쟁 영웅 아가멤논의 딸로 여신 아르테미스의 신전 제사장입니다. 특히 이피게니에는 전통적 신화에서 그려지는 수동적이고 신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여인의 모습이 아니라 자신만의 도덕적 이상을 갖고 자유 의지로 운명을 개척하고 동시에 주변인들에게도 깨달음을 주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는데 말하자면 괴테의 여성에 대한 철학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피게니에 삶이란 숨 쉬는 것만으로 이루어지지는 않지요... 쓸모없는 삶은 죽은 것과 다름없지요. 여인의 이런 운명은, 무엇보다도 제 운명이기도 합니다. (p212)

 

타우리스의 왕 토아스의 청혼을 거절한 여사제 이피게니에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사 한 구절입니다.


이피게니에 여인의 연약함을 즐기는 그 폭력성을 변명하지 마십시오. 저도 남자와 마찬가지로 자유롭게 태어났습니다. (p287)

 

한 나라의 최고권력자이지만 여인으로부터 거절당한 토아스 왕은 작품 전반에 걸쳐 이피게니에와의 갈등관계를 이어가며 드라마의 전체 서사를 이끌어갑니다. 그리고 작품 후반부에 가서는 화해 국면을 맞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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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피게니에의 말에는 주저함도 없고 두려움도 없습니다. 해야 하는 말을 전하고 필요하다면 제사장으로서 경고를 하기도 합니다. 이피게니에의 대사 속에 괴테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이피게니에 거짓을 말하다니! 거짓은 다른 진실된 말처럼 마음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니, 그 튕겨져 나간 화살은 신의 손으로 방향이 바뀌어 되돌아오고, 쏜 자의 가슴을 맞춥니다. 제 가슴은 근심에 근심으로 떨립니다. (p267-268) 제4막 가운데

 

 

 

이피게니에 잔혹한 결심을 마음속에 더욱 굳히셨다면 여기 오지 마셨어야 합니다! 비인간적인 일을 요구하는 왕께는 자비와 칭찬을 꺼리고 저주에 가까운 일을 열렬히 수행하는 신하가 얼마든지 있습니다. 왕은 자욱한 연기 속의 죽음을 생각하고 그의 사신들은 가련한 이들의 머리 위에 불타는 파멸을 가져오겠지요. 하지만 비할 바 없으신 신은 폭풍 속에서도 그 높은 곳에서 고요히 거닐고 계십니다. (p285-286) 제5막 가운데

 


이피게니에 선을 행하는 데는 주저가 필요없지요. / 토아스 좋아! 그런데 선에는 악도 따르는 법이오. / 이피게니에 선을 악으로 만드는 것은 바로 의심입니다. 생각하지 마십시오. 느끼는 대로 행하십시오. (p293) 제5막 가운데

 

감히 왕의 청혼을 거절하고 이런저런 조언과 신의 경고를 전한 이피게니에의 용기에 결국 토아스 왕도 여사제의 평화로운 귀향길을 위해 손을 흔들어줍니다. 이피게니에의 고귀한 자부심은 그녀 자신뿐만 아니라 토아스 왕과 그의 나라 타우리스까지 구원합니다. 

 

토아스 잘 가시오! (p301)


2025.2.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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