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ㅣ나는 내 삶의 주인인가?
ㅣ느닷없이 어떤 단어나 생각이 들어와서 떠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며칠 전부터 '수처작주(隨處作主)'가 머릿속을 맴돌고 있는데 이 심오한 말이 왜 제게 찾아왔을까요. 심지어 뒤에 따라오는 대구가 되는 말은 가물가물한데 말이죠. 수처작주의 정확한 의미와 유래가 무엇인지 찾아봅니다.
ㅣ수처작주(隨處作主)의 사전적 의미는 '어느 곳이든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된다'라는 뜻입니다. 즉 모든 순간에 자신이 주인이 되는, 자기 삶의 주인이 된 상태를 말합니다. 대구가 되는 짝은 입처개진(立處皆眞)으로 '머무는 모든 곳이 참되다'라는 뜻입니다.
ㅣ이 두 구절은 당(唐)나라 사람인 임제의현(臨濟義玄) 선사가 「임제록(臨濟錄)」에서 한 설법에 나오는 말입니다. 스님의 말씀이니 불교의 가르침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너희가 만약 불법을 얻고자 하거든, 대장부가 되어야만 비로소 얻을 수가 있을 것이다. 만약 나약하게 그때그때의 처지에 따른다면 얻지 못할 것이니,
큰 그릇을 갖춘 사람이 남의 유혹을 받지 않고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되어야만, 서 있는 곳이 모두 참될 것이니라."
외부의 상황이나 다른 사람의 말에 휩쓸리지 않고 어디서건 주인 된 삶을 살 때 그 인생이 참되다는 가르침입니다. 즉 내가 참다운 나의 주인으로 삶을 바로 이끌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함을 의미합니다.
ㅣ깨달아 큰 그릇을 갖춘 자, 임제 선사의 말에 따르면 '대장부'만이 누릴 수 있는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의 진리가 까마득하기만 합니다.
/참고: 조선일보·인천일보 칼럼
2024.2.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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